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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협 간부 5명 '첫 고발'…환자·남은 의료진은 사투

입력 2024-02-28 07:41 수정 2024-02-2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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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의료 공백이 오늘(28일)로 9일째입니다. 정부와 의사들의 줄다리기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입니다.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내일까지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최후통첩을 했는데, 파업 이후 처음으로 의사협회 관계자를 고발하면서 압박도 강해집니다.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는 공공병원이죠. 보라매병원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재현 기자, 의사 파업 사태 이후 정부의 첫 고발이죠. 어떤 이유로 고발한 거죠?

[기자]

네, 의사 파업 사태 이후 첫 고발 조치가 맞습니다.

정부가 고발한 의협 관계자는 5명입니다.

의사협회 김택우 비대위원장,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 등 의협 전현직 관계자들입니다.

정부가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는데도 이를 위반해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의료 현장에서 이탈하도록 교사하고 방조했다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전공의들이 소속된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도 함께 들어갔습니다.

다만, 정부가 강경대응만 하는건 아닙니다. 회유책도 함께 내놨습니다.

그동안 의사들이 요구해온 대로 의료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형사 처벌이나 고액배상 부담을 줄이는 법안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정부가 압박과 회유를 다 쓰고 있는 건데, 하지만 환자들이 느끼는 의료 공백이 상당히 심각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중환자들이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병원을 찾아도 전공의들이 없어서 번번이 입원을 거절당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고령의 암환자가 나흘간 병원을 찾아 헤맨 사례를 구석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구석찬 기자]

이 노인의 피부는 허물처럼 벗겨져 나가고 있습니다.

썩어 들어가고 진물이 솟았습니다.

드러난 속살 때문에 노인은 신음하고 소리쳤습니다.

부산 한 대학병원에 구급차가 들어옵니다.

동네 병원에선 치료가 안 됐고 종합 병원을 찾아갔습니다.

들것에 실어 응급실로 들어갔지만 거절당했습니다.

[구급차 기사 : 응급환자셨는데 파업 때문에 안된다, 전공의가 없다, 그냥 요양병원 가서 주사 맞으면 된다(고 했습니다.)]

이 91세 노인, 말기 전립선암 환자입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지난 13일부터 피부가 벗겨지고 썩어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노인을 싣고 간 아들은 병원에서 울면서 사정했습니다.

[정철호/아들 : 추운 데서 20분, 30분 기다렸어요. 입구에서 아버지는 춥다고 벌벌 떨고 그러는데 그것도 안 넣어주더라고…]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고 해서 찾아가면 매번 마찬가지였습니다.

위독한 상황에 빠진 정씨는 나흘동안 대학병원 5곳에서 진료거부를 당했습니다.

닷새 째가 되어서야 대학 병원 한 곳에서 받아 줬습니다.

입원 치료를 받게 됐지만 이제 의식이 온전치 않습니다.

[아버지, 아버지, (주삿바늘) 뽑으면 안 됩니다. 아버지, 뽑으면 안 됩니다. 간지러워도 참으세요.]

받아줄 병원을 찾아 돌아다니는 사이 치료 적기가 지난 것 아닌가 불안합니다.

그리고 그동안 겪은 아버지 고통에 화가 났습니다.

[정철호/아들 : 최소한의 의사들은 남겨둬야 되지 않겠습니까? 다 가면 누가 합니까?]

환자는 힘이 없습니다.

[앵커]

이런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간호사가 채워야 한다는 보도도 이어졌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정부는 어제부터 한시적으로 진료지원인력, PA 간호사들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병원장이 범위를 정해서 의사 업무 중 일부를 합법적으로 맡긴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까지 떠맡으면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또 정부가 간호사들을 민·형사적 책임에서 보호하겠다고 했지만, 과중한 업무 속에서 환자를 상대하는 간호사가 안전 책임 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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