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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치료라도 받길 원했던 건데"…가족 품 떠난 '3세 여아'

입력 2024-04-01 19:27 수정 2024-04-01 21:44

의료계 "불안정한 상태에서 전원은 더 위험"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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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불안정한 상태에서 전원은 더 위험" 주장도

[앵커]

이런 가운데 어제(31일) 도랑에 빠져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지만 병원 10곳에서 거절당하고 숨진 3살 아이가 오늘 가족과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의료계에서는 "아이 상황을 봐선 전원했더라도 살리기 힘들었을 거"란 주장도 나오지만 유족들은 "마지막 치료라도 받길 원했던 거"라고 호소했습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3살 딸아이를 화장해야 하는 아빠는 울었습니다.

늦게 결혼해 얻은 막내딸.

현실은 현실 같지 않습니다.

화장터로 들어가는 할머니는 혼자 걷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나보다 먼저 가느냐' 통곡했습니다.

아빠는 아이를 잘못 돌본 자기 책임이라고 했습니다.

[숨진 아이 아버지 (어제) : 제가 정말 신경 썼어도 그걸 안 할 수 있었을 텐데 일하느라 그걸 못 봐가지고…]

지난 30일, 아이는 아빠가 일하던 비닐하우스 옆 1m 물웅덩이에 빠졌습니다.

오후 4시 30분 발견했고 19분 뒤 근처 병원에 도착했습니다.

약물 투여와 심폐소생술이 이어지던 오후 5시 33분 심장이 다시 뛰었습니다.

의식이 없었지만 아이를 살려보기 위해 10곳 병원에 전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모두 "받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오후 7시 1분 다시 심장이 멈췄고, 7시 40분 숨졌습니다.

의료계는 상급 병원으로 갔어도 아이가 살아날 가능성은 낮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형민/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 : 심정지까지 발생했다는 자체가 상당히 시간이 경과했다는 의미도 되고 그만큼 다시 회복하는 자체가 쉽지가 않다.]

큰 병원으로 옮긴다고 해서 상태가 좋아질 만한 어떤 근거도 없다고 했습니다.

이경원 대한응급의학회 공보이사는 "심혈관계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전원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 했습니다.

하지만 유족은 치료 한 번 시도 못 해 보고 아이를 보낸 게 억울했습니다.

[숨진 아이 아버지 : 의료하다가 생명을 잃는 거는 어쩔 수가 없는 거고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해줬어야 하는데…]

아이 심장이 다시 멈춘 뒤인 오후 7시 24분, 11번째 병원 의사가 연락했습니다.

"우리가 안 받으면 갈 곳이 없을 테니…" 그 말이 부모에겐 마지막 위로였습니다.

[영상자막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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