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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웃던 아이인데" 코로나는 가난한 순서대로 무너뜨렸다

입력 2022-12-2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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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가 아이들에게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마지막 순서입니다. 사람을 가리지 않는 감염병은 모두에게 어려웠지만, 그 과정을 견뎌내는 시간들은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달랐습니다. 오늘(22일)은 기댈 곳 없이 더 휘청거려야했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먼저, 신진 기자입니다.

[기자]

전염병은 사람을 가리지 않았지만 무너지는 데는 순서가 있었습니다.

13살 종민이(가명)네 식구.

식당에서 일하던 아빠는 손님이 끊어지자 술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종민이(가명) 엄마 : 낙심하고, 술 먹고, 방황도 하고…한강 가서 막 죽는다고.]

아이는 고립됐습니다.

가보고 싶은 곳은 많고 배우고 싶은 게 많을 나이지만 모든 게 중단됐습니다.

학교가 문을 닫았고 공공 프로그램은 줄었습니다.

돈이 있는 가정은 학원을 보내지만 종민이네는 불가능했습니다.

[종민이(가명) 엄마 : 피아노 학원도 가고 싶어 하고 네일아트인가 그거 하고 싶어 하는데. 다 해주고 싶죠. 똑같은 부모인데.]

저소득 가정이 코로나 시기를 견뎌온 이야기는 대부분 비슷합니다.

기초수급 받으며 혼자 세 아이 돌보는 동은이(가명) 엄마.

내보낼 곳이 없어지면서 아이들은 집안에서 북적였습니다.

[동은이(가명) 엄마 : 아이가 세 명이 한꺼번에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잖아요. 싸우는 일도 잦아지고…]

고립된 생활. 가장 활발했던 둘째 동은이부터 이상 증세를 보였습니다.

[동은이(가명) 엄마 : 핸드폰 게임하는 시간이 많아지고, 틱이 오더라고요. 눈 깜빡임이 심해졌고, 목을 이렇게 길게 빼는 행동…]

사람 좋아하고, 많이 웃던 첫째도 달라졌습니다.

사람 대하는 법을 잊었습니다.

[동은이(가명) 엄마 : 우울증이 좀 심해졌어요. 눈동자를 마주치지 못하는 거예요.]

과외나 학원 보내는 걸 늘린다는 얘기를 들으면 엄마 마음은 무거웠습니다.

[동은이(가명) 엄마 : 이러다가 기초학력이 부족해지겠구나, 걱정이 됐죠.]

다시 학교가 문을 열고 고립이 풀리면서 회복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한 번 받은 상처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김미숙/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장 : 중요한 것은 조기 개입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같은 경우 교사들이 밀착돼서 아동들을 케어하거나 학습 지도를 하면 회복이 많이 빠릅니다.]

우리 교육부도 지난해부터 코로나가 아이들에게 미친 영향을 살피는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 가운데 지난해 기준으로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2학년, 그 중에도 일부만 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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