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3차례 연속 동결했습니다. 1년 7개월 동안 3.5%로 유지되는 건데, 이렇게 오랫동안 기준금리를 동결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예상보다 내수가 나빠지면서 금리 인하 필요성은 커졌지만, 사상 최대로 불어난 가계 빚과 과열된 부동산 시장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그러자 대통령실이 나서서 독립성이 유지되는 한국은행을 향해 "아쉽다"는 입장을 이례적으로 내놓기도 했는데, 먼저 공다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은행이 오늘(2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13차례 연속 동결했습니다.
지난해 2월부터 1년 7개월 동안 똑같은 금리가 유지된 건데, 역대 최장 기록입니다.
한국은행은 또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내놨는데 석 달 전보다 0.1%P 낮아진 2.4%로 제시했습니다.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영향입니다.
물가가 안정세로 돌아섰고 내수가 불안한데도 금리 인하보다 동결을 택한 건 과열된 부동산 시장과 가계 빚 영향입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위험이 더 크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보다 0.28% 오르며 22주 연속 올랐습니다.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각종 대출금리를 올리고 있는데도 가계 빚이 빠르게 늘자, 금융 안정에 더 초점을 맞춘 겁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빚내서 집 사려는 심리를 차단하기 위해 보다 직접적인 메시지도 던졌습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 : '영끌'을 통해서 굉장히 많은 부채를 냈을 때 그 부담이 적을 것으로 생각한다면 제가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데 부동산 가격 상승의 심리를 부추기는 그런 정도로 우리가 통화정책을 운영하지 않겠다…]
다만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금통위원은 4명으로 한 달 전보다 2명 늘었습니다.
당장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한은 기준금리 결정에도 영향을 줄 전망입니다.
[영상디자인 유정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