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배임 혐의는 유동규 전 본부장의 그 윗선,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도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합니다. 두 차례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경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 것도 배임 혐의의 적용 가능성 때문이었습니다.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을 더 조사한 뒤 추가로 기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재명 지사를 무혐의로 처분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수사 착수 22일 만인 어제(21일) 여론에 떠밀리듯 성남 시장실과 비서실을 뒤늦게 압수수색하는 등 늑장 부실 수사 비판을 받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의구심을 키우고 있습니다.
박지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검찰은 지난 2일 유동규 전 본부장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서 '배임'을 핵심 혐의로 적시했습니다.
구속 때 적용됐던 혐의가 기소하면서 빠지는 경우는 이례적입니다.
만약 검찰이 배임 혐의를 밝히지 못 할 경우 대장동 사업에서 발생한 수천억 원대 개발 이익을 범죄 수익으로 환수하는 건 불가능해집니다.
또 배임 의심을 받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 등 윗선 규명에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앞서 두 차례 진행된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위원들은 배임 혐의와 직결되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경위를 이 지사에게 집중 추궁했습니다.
[박완수/국민의힘 의원 (18일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 : (초과 이익 환수 규정 삭제를) 시장님이 결재했거나 저는 보고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재명/경기도지사 (18일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 : (삭제한 게 아니고) 추가하자고 하는 일선 직원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은혜/국민의힘 의원 (20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 : 초과이익 환수 조항 건의한 걸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얘기했습니다. 누가 건의했습니까?]
[이재명/경기도지사 (20일 국회 국토위 국정감사) : 협약하는 과정에서 일선 직원이 했다는 건데요. 그때 당시 간부들 선에서 채택하지 않았다는 게 팩트이고…]
이런 가운데, 검찰은 어제 성남시 시장실과 비서실 등을 압수수색해 대장동 관련 파일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수사에 착수한 지 20여일이 지난 시점에 부실 수사라는 비판 여론에 떠밀리듯 압수수색을 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수사팀은 어제 대장동 사업 핵심 4명을 모두 불러 4자 대질조사를 벌였습니다.
남욱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로 언급된 '그분'은 유 전 본부장이라고 진술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남 변호사는 앞서 JTBC와의 인터뷰에서는 김만배 씨가 유 전 본부장을 그 분이라고 칭하지 않는다고 해 그 분이 제3자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은 곽상도 의원의 아들 병채 씨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