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은 또 임성근 전 사단장을 혐의 없음 처리하면서 임 전 사단장이 지시한 '바둑판식 수색'은 적절한 것이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현장 주요 간부들은 임 전 사단장의 이러한 지시에 대해 "안전 수색과 상충됐다"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다"고 진술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지시 자체가 부적절했고 불명확했다는 겁니다.
이어서 유선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경찰은 임성근 전 사단장의 '바둑판식 수색' 지시가 적절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김형률/경북경찰청 수사부장 (지난 8일) : 수변으로 내려가서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는 지시는 소방과 협의된 수색 지침대로 군사교범상 '의심 지역 집중 수색 방법'인 바둑판식으로 꼼꼼하고 면밀하게 수색할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는 경찰이 임 전 사단장의 불송치를 결정한 주요 근거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해병대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7여단 작전과장은 "대대장들이 '안전을 확보하라'는 지시와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는 지시가 상충된다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수풀을 뒤적이는 바둑판식 수색은 안전하게 할 수 없는 모순된 지시라는 겁니다.
3·7대대장은 '지시가 상충된다'고 했고, 11대대장은 아예 "바둑판식 수색을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도 진술했습니다.
순직한 채 상병이 소속된 7대대 정보과장도 "사단장님 지시사항 중 바둑판식으로 수색하라는 말에 '무슨 소리인가'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바둑판식 수색'이 교범상 위험하게 수색하라는 의미가 아니었다고 해도 현장 지휘관들이 의미를 잘 모르거나 헷갈리게 지시한 것 자체는 문제일 수 있습니다.
특히 대대 정보과장은 채 상병이 순직한 당일 해병대수사단에 '바둑판식 수색' 지시에 의문이 있었지만 더 유추하지 못했다고 진술하면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사단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은 왜 하는 것인지 의문이었다, 부하를 갈아 넣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바둑판식 수색' 지시에 대한 의문과 불만이 있었지만 지적을 받아 상부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보여집니다.
[영상디자인 황수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