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집어삼켰던 바다는 고요했습니다.
공교롭게 10년 전 오늘(16일)처럼 안개가 짙었습니다.
'세월'이라고 적힌 녹슨 노란 부표, 저곳이 참사 위치입니다.
아들이 보고 싶은 엄마는 다시 울었습니다.
[오늘 밤 꿈에 꼭 한번만 나와줘. 더는 안 바랄게.]
[10년 전에도 너희를 사랑했어. 앞으로도 끝까지 사랑할게.]
살아 있었다면 스물 여덟.
함께 못한 일들이 마음 속 한이 됐습니다.
[이용기/고 이호진 학생 아버지 : 아들이랑 술도 한잔도 못해봤는데 이제 성인이 됐으니까 아빠랑 아들이랑 술 한잔 해야지.]
바다 위로 국화 한송이를 던지고 눈물도 함께 떨굽니다.
자식에게 줄 수 있는 게 꽃 한송이 뿐이라는 게 서러워서 더 울었습니다.
10주기 선상 추모식에는 단원고 희생자 가족 등 48명이 함께 했습니다.
희생자 304명 이름을 일일이 불렀습니다.
그리고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김병권/고 김빛나라 학생 아버지 : 안전하고 안전하게 아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대한민국을 만들어 주십시오.]
가족들이 이 바다에 머문 시간은 채 한 시간이 안됐습니다.
언제일지 알 수 없지만 다시 오겠다고 약속하고 돌아서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