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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보기] “지구, 19세기 대비 1.4도 뜨거워져”…올해 가장 더운 해

입력 2023-10-09 09:10 수정 2023-10-09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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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는 4월부터 곳곳에서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캐나다에서는 4월부터 곳곳에서 산불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기록적으로 더웠던 여름에 이어 9월에도 전례 없는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올해는 역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것입니다."(사만다 버지스·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부국장)

또 역대급 더위였습니다.

유럽연합(EU) 기후변화 감시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C3S)'는 지난 9월이 역대 가장 더운 9월로 기록됐다고 밝혔습니다.

9월 지구 평균 기온은 섭씨 16.38도. 1991~2020년 사이 9월 평균 기온과 비교하면 0.93도 높았습니다. 산업화 이전(1850~1900년) 9월 기온과 비교하면 무려 1.75도나 높았죠.

기록적인 폭염이 있었던 올해 6~8월에 이어 9월까지 역대 가장 더운 달로 꼽힌 겁니다.

그 여파로 올해는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꼽힐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미 올해 1~9월까지의 기온도 평년보다 0.52도 높았고,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1.4도 높았습니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로 제한하자는 파리 기후협약의 목표치 턱밑까지 쫓아온 겁니다.
 
올해 9월은 역대 9월 중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올해 1~9월 기온 역시 평년보다 높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1.4도 올랐다. 〈자료=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올해 9월은 역대 9월 중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됐다. 올해 1~9월 기온 역시 평년보다 높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하면 1.4도 올랐다. 〈자료=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서비스〉

 

세계 곳곳에서 9월 더위…봄인 남반구도 '폭염'

올해 9월은 역대 가장 더운 9월로 기록됐다. 〈사진=AP/연합뉴스〉

올해 9월은 역대 가장 더운 9월로 기록됐다. 〈사진=AP/연합뉴스〉


올해 유독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건 기후변화에 엘니뇨까지 겹쳤기 때문입니다.

한여름 살인적인 폭염을 야기한 데 이어 9월 폭염에도 영향을 주고 있죠.

벨기에에선 지난 9월, 30도 넘는 날이 사흘 이상 기록되면서 사상 첫 '9월 폭염'이 나타났습니다.

프랑스도 9월까지 이어진 늦더위로 9월 평균 기온이 21.5도를 기록했습니다. 프랑스 평균 9월 기온보다 3.6도 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겨울을 지나 이제 막 봄이 시작되는 남반구에서도 한여름 같은 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평년 기온보다 15도가량 높은 30도 넘는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파라과이의 필라델피아는 지난 9월 말 기온이 44.4도까지 치솟았고, 아르헨티나 라스로미타스는 43.6도, 볼리비아 트리니다드는 39.5도로 역대 최고기온을 기록했습니다.
 

더위가 불러온 재난…홍수에 대규모 산불까지


문제는 더위가 단순히 더위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후변화에 따른 고온 현상이 세계 곳곳의 자연재해로 이어지고 있죠.
 
히말라야 산맥 빙하호가 흘러 넘쳐 인도에 홍수가 발생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히말라야 산맥 빙하호가 흘러 넘쳐 인도에 홍수가 발생했다. 〈사진=REUTERS/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인도 북동부 히말라야산맥 인근 지역에서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홍수는 히말라야산맥 해발 약 5182m에 자리 잡고 있는 빙하호가 녹은 데다, 폭우가 겹치면서 발생했습니다. 이 홍수로 현재까지 사망자는 최소 40명, 실종자도 수십 명에 달합니다.

지난달 초 리비아에서는 최악의 홍수가 발생해 약 4000명이 숨지고 1만여명이 실종됐습니다. 이재민도 4만명이 넘었죠.

홍수의 원인이 됐던 폭풍 '다니엘'은 전례 없이 강력했습니다. 9월에 나타난 이례적인 폭염으로 지중해 수온이 평년보다 2도 안팎으로 오른 상황. 따뜻한 바다 수증기를 머금은 다니엘이 역대급 폭우를 퍼부으면서 2개의 댐이 무너졌고 리비아를 덮쳤던 겁니다.

폭염으로 건조해진 풀과 나무 때문에 산불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8월 그리스에서는 유럽연합 역사상 최대 규모 산불이 발생했는데요. 산불이 2주 이상 이어지면서 20명이 사망하고 뉴욕시 면적보다 넓은 면적이 불에 탔습니다.

캐나다는 4월부터 산불이 시작돼 여전히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10년간 평균 피해 면적의 7배에 달하는 1000만 헥타르 이상이 불에 탈 정도로 역대급 산불이었습니다.
 

이상기후에 물가도 오른다?…설탕·올리브 가격이 오른 이유


기후변화는 밥상 물가에도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사과와 배 등 과일 가격이 크게 뛰었는데요. 특히 사과는 도매가가 2배 이상 비싸지기도 했습니다.

과일 가격이 오른 건 봄철 이상고온 현상과 여름철 폭염, 폭우 영향이었습니다.
 
봄철 이상고온과 폭염, 폭우로 올 가을 사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봄철 이상고온과 폭염, 폭우로 올 가을 사과 가격이 크게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달부터는 우유 가격도 올랐습니다. 원유 가격이 올랐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영향도 있었지만, 기후 변화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전 세계에서도 여러 식재료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데요.

지난달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은 1톤당 750달러(약 101만원)를 넘겨 지난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이상기후 때문에 발생한 가뭄으로 세계 최대 설탕 생산국인 인도와 태국의 설탕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죠.

가뭄이 덮친 스페인에서는 올리브가 자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올리브오일 가격도 3년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비싸졌습니다. 가격이 너무 올라 스페인 안에서는 올리브유 도난 사건도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스페인에 발생한 가뭄으로 올리브오일 가격이 3년 전보다 3배 넘게 올랐다. 〈사진=AFP/연합뉴스〉

스페인에 발생한 가뭄으로 올리브오일 가격이 3년 전보다 3배 넘게 올랐다. 〈사진=AFP/연합뉴스〉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해야"


더 큰 재앙을 막으려면 하루빨리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사만다 버지스 C3S 부국장은 “올해는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 명백하다”면서 “11월부터 진행되는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8)에서 적극적인 기후 행동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프리데리케오토 기후과학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지구 기온은 역대 기록을 갈아치울 것"이라면서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화석 연료를 계속 태우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오토 교수는 "올해 9월이 역대 가장 더운 달이었다는 기록이 COP28 협상 당사국들과 정책입안자들에게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데 동의해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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