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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보기] '날도 좋은데 왜 우울하지?' 봄철 우울증 많은 이유

입력 2023-05-02 17:54 수정 2023-05-0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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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입니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을 펴고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봄에 오히려 우울감을 느끼기 쉽다고 합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요즘 우울증으로 내원하는 환자가 겨울 때보다 많다”고 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자료사진 제공=연합뉴스〉〈자료사진 제공=연합뉴스〉

■ “갑자기 길어진 일조시간 때문”

우리는 흔히 우울할 때 햇빛을 잘 쐬면 나아진다고 알고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이건 맞는 말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갑자기 일조시간이 길어진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고 합니다.

전 교수는 “봄이 오면서 일조시간이 갑자기 늘어나면 감정 기복을 느끼기 쉽다. 계절 변화에 예민한 사람들은 계절성 우울증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 전 교수는 “기존에 우울증이 있던 사람이 봄철에 그 증상이 더 심해진다면, 극단적 선택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습니다.

■ 입학, 취업, 인사이동 등 사회적 요인도 원인


주변의 환경 변화도 봄철 우울증에 영향을 미칩니다.

직장인 이 모 씨(34·서울 동작구 흑석동)는 “학교 다닐 때 매년 봄마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새 학기도 시작되고, 낯선 환경이 펼쳐지다 보니 우울했던 것 같다. 그게 누적된 탓인지, 요즘도 봄이 되면 기력이 없다”고 했습니다.

취업, 입학, 인사이동 등 일상에 변화를 주는 일들이 봄철에 자주 일어납니다. 전문가들은 그 상황에서 느끼는 긴장감은 물론, 타인과의 비교 때문에 우울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겨울에는 많은 사람이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이기 때문에 타인과 비교가 어렵다. 그러다 봄이 되면 취업이나 입학 등 다른 사람의 성취를 목격하게 된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더 우울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야외 활동, 사회 생활 꾸준히 이어가야”

봄철 우울증 악화와 자살을 막기 위한 정책이 여러 지자체에서 시행되고 있습니다.

일례로 서울 중구는 이번 달까지 '자살예방 집중관리'를 시행합니다. 여인숙·고시원 등 주거취약지 거주자를 대상으로 '마음건강 선별검사'를 실시해, 필요한 경우 중구정신건강복지센터 등과 연계해 관리합니다. 또 자살 고위험군을 가리기 위해 1차 의료기관 4개소와 협약을 맺고, 환자가 우울증이나 자살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보건소 및 정신건강센터로 연계하도록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개인적인 노력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곽금주 교수는 "평소 스스로의 기분을 잘 살펴 우울 증세가 심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우울증은 무기력을 동반하는데, 그럴 때도 평소 일상생활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교수는 “기분이 처지더라도 최대한 밖으로 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20대는 비대면 수업 등으로 집에서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 우울증에 더 취약할 수 있다. 야외 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더불어 전 교수는 “우울, 불면 등의 증세가 2주 이상 지속되고, 그것으로 사회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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