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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보기] 후쿠시마발 불안에 천일염 사재기...김치 효능 추락으로 불똥?

입력 2023-04-06 11:47 수정 2023-04-0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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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보기]는 '한 걸음 더' 들어갑니다. JTBC 모바일제작부 기자들의 취재 결과를 알기 쉽게 풀어 드립니다.
전남 신안군 증도면 염전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장면 〈사진=연합뉴스〉전남 신안군 증도면 염전에서 천일염을 생산하는 장면 〈사진=연합뉴스〉

최근 천일염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산지 가격이 3년 새 3배로 올랐습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갯벌 염전에 끌어들여 바람과 햇빛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만드는 소금입니다.

왜 이렇게 천일염 가격이 뛰고 있을까요. 업계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전에 깨끗한 천일염을 사두자'는 심리가 작용했다고 추정합니다.

■ 천일염 산지 가격, 3년새 4배로

국내 천일염의 90%를 생산하는 전라남도 따르면 2020년 천일염 20kg의 산지 가격은 4000원이었습니다.

천일염은 연간 평균 26만8000톤이 생산됩니다. 2020년 장마가 길어 16만4000톤으로 천일염 생산량이 줄었지만, 전년에 남은 재고를 공급해 20kg 산지 가격은 전년 대비 700원만 올랐습니다. 이후 2021년엔 생산량이 26만4000톤으로 평균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하지만 최근 천일염 20kg 산지 가격은 1만3800원으로 앞서 지난 2020년, 3년 전에 비해 3배로 올랐습니다.

■ 천일염 업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되기 전 사두자는 심리로 사재기 현상 추정"


천일염 가격 폭등 원인에 대해 몇 가지 추정이 나옵니다. 일각에선 염전 면적 감소 등을 제기합니다. 하지만 황동식 신안군 천일염육성팀장은 "2019년 대비 염전 면적은 큰 차이가 없다"며 반박합니다. 염전 일부가 태양광 발전 부지 등으로 바뀐 건 사실이지만, 전남도에 따르면 염전은 2019년 2875ha에서 2021년 2789ha로 0.3%만 감소했다는 겁니다.

황 팀장은 "가격 폭등 원인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우려에 대한 사재기로 추정한다"고 분석했습니다.

2021년 4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계획을 승인하자 그 시점 전후로 가격이 폭등했다는 겁니다.

우리 천일염 시장은 지난 2011년 3월11일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직후에도 가격이 급등한 경험이 있습니다. 2010년 20kg에 5700원 하던 천일염 산지 가격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있던 2011년 3월 이후 1만7000원으로 폭등했습니다. 바닷물이 방사능에 오염되기 전에 천일염을 사놓아야 한다는 심리 때문에 사재기 현상이 일어난다는 겁니다.

소금은 천일염과 정제염 등 두 가지가 있는데, 가격 차는 상당합니다.

정제염은 바닷물을 필터를 통해 여과 증발시켜 생산합니다. 현재 온라인 쇼핑몰에 따르면 천일염 소비자 가격은 25kg 기준으로 2만7000여원으로, 정제염 25kg(8900원)보다 3배 이상 비쌉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정제염을 생산하는 한주소금은 공장 출하가격에 대해 밝히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1월 28일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주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누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김장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지난해 11월 28일 중소기업사랑나눔재단 주최 사랑의 김장김치 나누기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김장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천일염 가격 급등이 김치로 불똥?


천일염과 정제염의 구성성분엔 차이가 있습니다. 천일염은 염화나트륨 85%와 인체에 필요한 무기질 영양소인 미네랄 15%로 이뤄집니다.

반면 정제염은 염화나트륨이 99% 이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주소금 관계자는 "정제염은 미네랄이 제거된 소금은 맞다"며 "대신 필터를 쓰면 불순물과 중금속, 방사성 물질 세슘도 걸러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천일염을 쓰던 김치 가공업체들이 배추를 절이는 소금을 정제염으로 바꾸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김치협회 관계자는 "천일염은 김치의 맛을 아삭하게 하는 장점이 있지만, 천일염을 쓰는 업체는 줄고 정제염을 쓰는 곳이 늘었다"며 "천일염은 주로 납품업체에서 요구하는 경우에 쓴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천일염 가격이 3배나 뛰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10년 9월 농림수산식품부는 "우석대 연구팀이 천일염에서 분리한 유산균 균주가 항비만 효능이 있는 아미노산 물질인 오르니틴을 생성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목포대 김선재 교수의 '국내산 천일염, 수입염, 세척탈수염, 기계염 및 가공염으로 제조한 김치의 발효특성' 논문에 따르면 천일염은 항암 효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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