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시간도 그날에 멈춰 있습니다. 여전히 고통 속에 있는 이들에게 정부 차원의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윤정주 기자입니다.
[기자]
스물 네살 김채영씨는 이태원 참사로 다치고, 친구도 잃었습니다.
[김채영/이태원 참사 생존자 : 얘 하면 나고, 나 하면 걔다. 쌍둥이, 어차피 너네 분신이잖아. 이런 식으로 얘기할 만큼…]
온몸의 멍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지만, 참사 순간의 기억은 더 또렷해집니다.
[김채영/이태원 참사 생존자 : (지하철에서) 너무 답답하고 갑자기 손이 떨리고 눈물이 너무 나는 거예요. 거기 계속 있으면 소리 지를 것 같고…두 정거장밖에 안 왔더라고요.]
생존자들의 시간은 여전히 그 날에 멈춰 있습니다.
[A씨/이태원 참사 생존자 : 건널목을 건너가는데 사람들이 오잖아요. 좀 무섭더라고요.]
하지만 2차 가해 등으로 마음이 점점 더 힘듭니다.
[B씨/이태원 참사 생존자 : 놀러 갔다 온 게 자랑이냐 이런 식으로 시민의식이 유일한 이유인 것 마냥 너무 비난하는 댓글도 많다 보니까…]
책임지는 이가 없고 원인규명도 더뎌 답답합니다.
[A씨/이태원 참사 생존자 : 원인이나 책임자들이 좀 사과하고 이런 게 시원하게 해소가 안 된 거죠. 정치적으로만 계속 싸우는 것 같아서…]
참사 땐 국가의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이젠 적극적으로 도와야할 때입니다.
[심민영/국립정신건강센터 국가트라우마센터장 : 사회적인 어떤 지지가 필요한 거예요. 다 같이 위로해주고 도와주고. 재난은 누구한테나 벌어질 수 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