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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해임 사실상 거부…유가족 "정치인이 2차 가해"

입력 2022-12-1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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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실이 이상민 장관의 해임건의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죠.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고 '참모 뒤에 숨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유가족들은 정치인들이 상처 주는 말을 하고 있다며 '2차 가해'를 중단해달라고 했는데요. 윤 대통령의 주어 있는 사과도 요구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최미선/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박가영 씨 어머니 : 만일도 안 되는 짧은 삶을 마치고 별이 되어 부모의 마음에 박혔습니다. 우리 아이는 대학 입학 후 세 번의 방학 동안 두, 세 개의 아르바이트로 하루에 12시간씩 일을 하면서 천여만원의 돈을 모았습니다, 왜일까요?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이 있었던 아이가 그 꿈을 위해 유학 자금으로 모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돈은 아이의 묘(묏) 자리를 사는데 쓰이게 됩니다. 새끼 잃은 어미는 절규합니다.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 오늘(13일)도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성역 없는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습니다. 이미 국회에서는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통과가 됐죠. 하지만 대통령실의 답변,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장관 해임보단 수사가 우선이라는, 사실상 '거부'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 (어제) : 해임 문제는 진상이 명확히 가려진 후에 판단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습니다.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가려내는 것이 유가족에 대한 최대의 배려이자 보호입니다. 그 어떤 것도 이보다 앞설 수는 없습니다.]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때는, "윤석열 대통령은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문자를 기자들에게 보냈었는데요. 이번엔 유가족들을 의식해 '거부'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진 않았습니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대신 부대변인이 입장을 밝히는 건 "비겁한 지도자의 모습"이라면서, 비정하고 무책임한 대통령이라고 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유가족의 피맺힌 절규와 국민 대다수의 반대에도, 오직 '동문 후배이자 최측근인 장관만 챙기겠다'는 아집에 다름 아닙니다. 말단 실무자들의 책임만 앞세워, 희생된 국민 생명 앞에서 법리만 따지면 그만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은 참으로 비정하고 무책임합니다.]

앞서 국민의힘 내에선 이 장관의 사퇴 혹은 파면을 주장했던 사람들도 있었죠. 지금은 이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단독 처리한 민주당을 향해 '정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자진 사퇴하는 것을 막으려고 급하게 이렇게 해임건의안을 낸 것이 아닌가. 사퇴하면 굴욕으로 보이고, 거부하면 오기로 보이고 이렇게 만든 거죠. 그러니까 계속 정쟁의 불씨를 살리려고 지금 그런 의도로 한 것이 아닌가.]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금 상황에서 물러난다고 하는 것이 모든 비난과 또 어떤 근거 없는 주장까지도 몽땅 인정하고 확인하는 상황이 되니까 저는 어느 순간 '민주당이 좀 과하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요.]

국민의힘 소속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해임건의안 처리 이후 전원 사퇴한 상태인데요. 민주당은 이러한 배경에
'윤심'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가능하면 (국정조사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속내가 계속 드러나고 있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국조위원들이 자진 사퇴하신 거고 그 사퇴의 바탕에는 윤심이 있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제로 이른바 '윤핵관'들, 국정조사에 대한 국회표결에서 반대 혹은 기권표를 던졌습니다. 해임건의안 처리에 장제원 의원은 "애초에 국정조사에 합의해선 안 될 사안이었다"고 썼는데요. 유가족들은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참사를 대해달라고 했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음성대역 : 그들이 요구한 국정조사 또한 정권흔들기, 정권 퇴진 운동에 불과합니다. 애초 합의해줘서는 안 될 사안이었습니다.]

[조미은/이태원 참사 희생자 고 이지한 씨 어머니 : 장제원 의원은 아들이 있으시지요? 같은 연예계에 종사하시지요. 그 아들이 무사한 것이 제게는 큰 기쁨입니다. 당신의 아들이 희생자에 포함되어 있어도 국정조사를 반대했을까요? 같은 부모로서 어떻게 그런 무서운 말을 방송에서 제가 들을 수 있는 건지요?]

유가족들은 상처를 주는 발언들, 정치인들의 '2차 가해'로 규정하기도 했습니다. 댓글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말에서 상처를 받고 있다면서, 유가족들이 "정치단체도 아닌데 심하게 호도되는 게 너무 비참하다"고 했습니다. "세월호와 같은 길을 가지 말라"고 한 권성동 의원과 "왜 정부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냐"는 김성회 전 대통령실 비서관의 말이 대표적인 예인데요.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창원시의원은 "제 2의 세월호냐" "나라구하다 죽었냐" 이런 막말을 소셜미디어에 쓰기도 했는데, 논란이 일자 글을 삭제했습니다. 도당 윤리위에도 회부됐다고 합니다.

이런 가운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오늘로 20일째입니다. 유가족들의 바람은 진상규명이죠. 국정조사에 제대로 임해달라고 했습니다.

[이종철/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고 이지한 씨 아버지 : 국민의힘 지도부와 국조특위 위원들은 더 이상의 쇼를 멈추고 조속히 특위로 원대 복귀할 것을 국민의 이름으로 명령합니다. 국민이 부여한 권한과 의무를 당리당략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국회의원들은 더 이상 국민의 대표로서 존재의 가치가 없으며, 국민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일단 수사와, 국정조사를 한 후에 이 장관의 거취를 고민할 수 있다는 게 대통령실의 입장이지만요. 국정조사를 하더라도 이 장관의 책임을 묻긴 어려울 거란 얘기가 국민의힘 내에서부터 나왔습니다.

[이재명/대통령실 부대변인 (어제) : 수사와 국정조사 이후 확인된 진상을 토대로 종합적인 판단을 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고…]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경찰청장이 어떤 상황에 대한 보고 의무는 행안부 장관에게 없습니다. 112신고에서의 어떤 위급상황들이 서울청장 또는 경찰청장에게 보고가 되지 않고, 매뉴얼대로 움직여지지 않았어요. 국조를 한다고 해서 거기서 벗어나서 이 사람한테 책임 물을 결과가 나오겠습니까.]

민주당은, 이 장관의 탄핵소추안도 만지작 거리고 있는데, 관련 소식 들어가서 더 얘기해보고요. 여야가 합의한 처리 시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죠. 내년 예산안 얘기 좀 해보겠습니다. 막판 예산안 협상, 가장 큰 쟁점은 '법인세'입니다. 법인세 최고세율 25%를 22%로 낮추자는 국민의힘에 민주당은 '초부자 감세'라며 거부했죠. 오늘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법인세 인하를 해달라고 했습니다.

[제55회 국무회의 : 예산 부수 법안으로 지정된 세제 개편안에는 우리의 국익과 민생의 사활적 이익이 걸려있습니다. 세제 개편을 통해 국민의 과도한 세부담을 정상화하고, 법인세를 인하해서 기업 투자와 일자리를 늘리고, 경제활력이 제고될 수 있도록 초당적 협력을 부탁드립니다.]

법인세 인하는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죠. 주호영 원내대표는 우리 법인세가 대만이나 싱가포르보다 5% 이상 높다면서, 투자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법인세 인하의 혜택은 개미투자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면서, 민주당 출신인 김진표 의장의 중재안을 받으라고 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법인세가 낮아지면 그 이익은 법인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대다수의 주주들, 개미들, 종업원들에게 돌아가는 것이지, 재벌 한두 사람에게 돌아가는 비율은 극히 미미합니다. 최고의 조세 전문가이자 자당 출신 국회의장인 김진표 의장의 중재안, 법인세를 3% 낮추고 2년 뒤부터 시행하도록 하는 이 안을 받아들이길 바랍니다.]

'법인세 인하는 당 정체성 문제'라는 민주당을 향해서 고집부리지 말라고도 했는데요. 법인세 최고 세율 25%는 문재인 정부 때 올린 겁니다. 이명박 정부 때 22%로 돌아가자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인데, 결국은 문재인 정부 지우기의 일환이라고 할까요. 민주당이 대기업 대신 중소기업의 법인세를 낮춰주자는 '국민감세'를 주장하자 소설 흥부전에서 제비 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린 뒤 고쳐주는 '놀부'냐고 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이 법인세를 1%, 2% 낮추었던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습니까? 자신들의 정체성을 이어온다고 하는 대통령들은 법인세를 낮추었고 문재인 (전) 대통령 때인 2018년에 법인세를 3% 올려놓고 이제 그것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당의 정체성이다? 전혀 맞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민주당은 예산관련 여야 협상에 대통령이 직접 개입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오히려 여야 협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목소리 크면 이기는 줄 아는 골목대장 느낌"이라고도 했는데요. 차라리 윤 대통령이 직접 예산안 협상에 나서라고 비꼬았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대통령이 직접 12월 임시국회 내 '법인세법 처리'를 주문했습니다. 입법부인 국회를 자신을 위한 통법부쯤으로 여기는 저급한 인식이 드러난 것입니다. 언제적 국회 개입을 2022년에 하겠다는 것입니까?]

일각에선, 금리를 올리는 긴축 정책을 펴는 동시에 법인세는 낮추는 건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민주당은 예산안 합의가 불발되면 초유의 야당 단독 수정안을 내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태평성대도 아닌 복합 경제위기, 지금이라도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극소수 초부자'들에만 편중된 '감세 특혜'를 철회해야 합니다. 3일도 채 남지 않은 시한에도 정부·여당이 여전히 '특권예산', '윤(尹)심예산'만 고집한다면, 민주당은 수정안을 제출할 수밖에 없습니다.]

매일 마감하는 저 류실장도, 마감시간 직전에 원고를 완성하곤 하는데요. 여야의 예산안 협상도, 이틀 뒤 마감시간 막바지까지 갈 셈인가 봅니다. 오늘도 예산안 합의 불발됐는데, 관련 소식 들어가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 이상민 해임 사실상 거부…유가족 "정치인이 2차 가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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