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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는 커녕 쓰레기도 못 치워…포항은 도시 전체가 마비

입력 2022-09-07 20:17 수정 2022-09-0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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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5명의 인명피해를 낸 태풍 '힌남노'는 포항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마을회관이나 학교로 대피했다가 아직도 집에 가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900명이 넘습니다. 주택과 공장이 물에 잠기고 도로와 다리가 끊기는 등 시설 피해는 1만 3천 건에 달합니다. 수확기를 앞둔 농경지 7천 헥타르가 초토화돼서 농민들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시작됐지만, 시설 복구율은 8.2%에 불과합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포항에 저희 취재진이 찾아가 보니 아직 손도 못 댄 곳이 더 많았습니다.

정영재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폭우로 넘친 하천은 도심을 집어삼켰습니다.

가로등에 걸려 누워버린 승용차.

깨진 변압기, 무너진 담장도 곳곳에 보입니다.

차가 지날 때마다 피어오르는 흙먼지에 도심은 늘 뿌옇습니다.

부서지고 깨진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들.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 같지만 흙먼지를 피해 들어갑니다.

이 버스정류장 꼭대기까지 태풍이 훑고 간 흔적이 가득합니다.

[김동해/경북 포항시 남구 : 정류장 이거 없으니까 너무 불편해요, 진짜. 여기가 승강장이거든. 그래서 차가 언제 오는지도 모르고 올지 안 올지도 모르고…]

신호등은 멈추고, 대형 전광판도 쓰러졌습니다.

그렇지만 당장 복구할 여력이 없습니다.

복지센터와 보건소도 마비됐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이곳은 주민센터입니다.

물이 들어왔던 자국을 보면 제 목 높이 정도까지인데요.

이곳에서 쓰던 사무실 집기류가 있는데 컴퓨터와 전화가 모두 진흙 범벅이 돼서 못 쓰게 됐습니다.

아예 복구를 포기한 곳도 많습니다.

보일러가 쓰러지고 아수라장이 됐는데 치우는 사람 하나 없습니다.

혼자 사는 살림이지만 손을 놨습니다.

[주민 : 몸이나 성하면 하나하나 뭐 청소 좀 하고 하겠는데, 뭐 가구 들 힘조차 없는데 뭐 가구 어떻게 정리합니까.]

얼마 전까지 운영하던 이 상가들은 모두 폐허가 됐습니다.

어디서 떠밀려왔는지 모를 차 두 대가 길을 완전히 막았습니다.

이 골목에는 쓰레기와 진흙뿐입니다.

도심 카페는 흙탕물이 나와 문을 닫았습니다.

주민들도 직접 물을 길어 양손 가득 들고 옵니다.

포항 도심 곳곳에 치우지 못한 쓰레기만 가득 쌓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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