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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측 "특검 수용에 방점"…"당장 협의" vs "피할 생각 없다"

입력 2021-11-11 18:13 수정 2021-11-1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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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어제(10일) '대장동 특검'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죠. 다만,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한다는 단서를 달아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야당에선 '시간끌기용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는데요. 이 후보 측에선 특검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거다, 다시 한번 입장을 밝혔죠. 여야 양당 원내대표는 신경전도 펼쳤는데요. 관련 내용, 조익신 멘토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전국민 지원금과 대장동 특검!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장기죠. 말그대로 '정면돌파'에 나섰습니다. 당초 주려던 '재난지원금'. 민주당이 위드 코로나 '방역지원금'으로 이름을 바꿨는데요. 둘의 차이가 뭐냐? 민주당은 이런 설명을 내놨었죠.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어제) : (지난 500일간 마스크 값만) 25만원 정도가 되는데, 일상 회복과 함께 방역에 대해서도 국민들께 지원을 해드려야 한다라는…]

[박완주/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지난 9일) : 코로나19로 인한 고통 감내에 대한 위로금도, 소비 진작도 아닙니다. 일상 회복의 길로 가기 위해 꼭 필요한 방역물품 구입비, 마스크와 소독제 등 구입을 지원하는 문자 그대로의 '방역을 위한 지원금'입니다.]

그런데, 하루만에 입장을 싹 바꿨습니다. 방역만을 위한 지원금은 아니라는 겁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방역 지원 용도로 쓰이는 돈이냐, 아니다, 기존에 재난지원금과 같은 성격일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좀 진전이 돼서 정리가 곧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난지원금과 같은 성격이란 건데요. 그럼 굳이 왜 '방역지원금'으로 이름을 바꿨느냐, 물음표가 따라 붙을 수밖에 없겠죠? 바로 예산 문제 때문입니다. 정부는 추경 편성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새로운 예산 항목을 만드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대안. 기존의 방역 예산을 국회에서 증액하겠다는 겁니다. 재원을 마련할 방법도 찾았습니다. 국민 한 사람당 20만원 안팎, 약 10조원이 필요할 걸로 보이는데요. 올해 들어올 추가 세수를 내년으로 미루면, 확보가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고용진/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 (어제) : 굉장히 어려운 자영업자 또는 개인들에 대해서 소득세 같은 경우를 중간 납부가 11월인데, 이것을 내년으로 넘기는 것이 너무나 타당하고…]

세금 납부를 유예해 재원을 마련하자는 민주당의 주장. 정부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국세징수법에 따르면, 납세자가 재난이나 도난으로 재산에 심한 손실을 입은 경우나, 사업에 부도나 도산 우려가 있는 경우 납세를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죠? 

[홍남기/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어제) : 요건에 맞는 것들은 납부 유예를 해줄 수 있고요. 요건에 맞지 않는 것은 정부 행정 업무가 자의적으로 납부 유예를 해주는 건 국세징수법에 저촉이 되어서 그런 측면에서는 어렵고요.]

김부겸 총리도 "정부로선 현재 대책이 없는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김부겸/국무총리 (어제 / KBS '더 라이브') : 70조원 가까운 적자를 예상을 하고 말하자면 살림을 살아온 거예요. 그런데 적자는 그대로 두고 말하자면 세금이 조금 예상보다 더 걷혔으니까 부채는 모르겠고 우선 그것부터 쓰자고 하면, 현재 국민 여러분이 어떨지 모르겠네요.]

방역지원금 지급에 반대하고 있죠? 국민의힘은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세금 납부 유예에 정부가 동의를 하면, 직무유기와 엄무상 배임죄로 고발을 하겠다, 엄포를 놨는데요. 한마디로 현행법상 불법이란 겁니다. 정부와 야당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인데요. 그렇다고 이대로 물러날 이재명 후보가 아니죠. 앞서, 이런 말까지 했었는데 말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7월 15일) : 정말로 필요한 민생에 관한 것 있지 않습니까? 이런 건 과감하게 날치기해 줘야 됩니다. 국민이 필요로 하고 국민이 맡긴 일 하는데 반대한다고 안 하면 그게 직무유기죠.]

민주당도 마음을 단단히 먹은 듯합니다. 현행법에 저촉돼 납세 유예가 어렵다는 정부와 야당의 주장. 한마디로 '가짜뉴스'다, 맞받았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올해 걷을 세금을 내년으로 미루는 꼼수다, 또 국세기본법에 위반된다고 하는 주장도 가짜 뉴스입니다. 납세유예는 필요에 따라 매년 있어왔던 일이고 당장 지난 8월 말에도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납세자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대규모 납세유예를 계획했습니다.]

방역지원금 문제를 놓고 '당정 갈등'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른바 '이재명 정부'의 차별화 포인트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의혹'이란 꼬리 표를 떼기 위해 '승부수'도 띄웠죠? 야당이 주장하는 특검, 받을 수 있다! 수용의 뜻을 밝힌 겁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일단 국가기관의 수사나 이 내용, 결과가 곧 나올 테니까. 그 결과를 보고 미진하다, 부족하다, 더해야 된다라고 하면 특검을 해야 되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 역시 특검 대상이란 점도 분명히했습니다. 야권에선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라는 '조건'을 달았다며 시간끌기용 아니냐, 날을 세웠는데요. 이 후보 측은 '조건'보다는 '수용'에 방점이 찍혀 있다, 다시 한번 강조를 했습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총괄특보단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검찰 수사가 곧 종료될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 끝나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저는 주장들을 할 것이기 때문에 저는 그렇다고 하면 특검도 수용할 수 있지 않나. 그런 의지를 갖다가 후보가 표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여든 야든 특검을 요구할 거다, 사실상 특검을 기정사실로 못박기도 했는데요. 특검을 실시하려면, 여야가 특검법을 합의해야겠죠. 국민의힘, 지금 당장 만나자! 제안을 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특별검사의 실질적인 임명권도 여당이 가지면 안 됩니다. 야당이 갖거나 아니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단체에 이관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재명 후보가 대장동 특검을 수용키로 한 이상, 오늘 당장이라도 여야 원내대표가 특검법 처리를 위해 만날 것을 민주당에 제안합니다.]

민주당은 아직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피할 생각은 없다! 그대로 맞받았습니다.

[윤호중/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야당이 연락을 해오면 협상을 피할 생각 없습니다. 다만, 야당도 대장동 사건에 대해서 윤석열 후보가 개입되어 있는 부분을 그렇게 자신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자신 있어서 이야기하는 겁니다.]

방역지원금과 대장동 특검! 이재명 후보가 강하게 나가는 이유, 바로 지지율 정체현상 때문이란 분석인데요. 요즘 부쩍 중도 확장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입니다. 특히 '이대남'을 향한 메시지를 연일 내놓고 있는데요. 앞서, 문재인 정부의 '페미니즘 정책'을 비판한 온라인 글을 선대위에 공유하기도 했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어제) : 제가 이 글들, 사실 뭐 제가 거기 동의해서는 아니고 저와는 많이 다른데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고 이 주장에 상당히 동의하는,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우리가 그 이야기들을 최소한 접근해서, 외면할 것이 아니고 직면해야 된다. 우리가 다 한 번씩 한번 읽어보자.]

이번엔 '남성들이 역차별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주장이 담긴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2030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주는 정치인이 단 한 명도 없는 것 같다'는 청년들의 절규를 전하고 싶었다". 이 후보가 직접 밝힌, 글을 올린 이유인데요. 이른바 '남성 역차별론'! 타당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요?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한판승부' / 어제) : 최근에는 거꾸로 남성이 또 역차별 받는 그런 문제들도 있기 때문에 20년 전에 있었던 그런 어떤 똑같은 관점에서의 정책은 맞지 않다…]

이 후보는 한국교회총연합회를 찾아서, 차별금지법 처리에 대해 긴급한 사안은 아니란 입장을 밝혔었죠. 개신교계의 표를 의식한 게 아니냐는 비판에 이런 해명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 교회에 갔다고 해서 그 얘기 하고, 다른 데에 가서는 또 그 얘기 하는 건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 될 입법이다. 그러나 우리가 일방통행, 강행처리 방식으로 갈등을 극화하는 방식보다는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충분한 논의와 타협을 통해서 사회적 합의에 이르러야 된다…]

사실, 이 후보의 생각이 바뀐 건 아닙니다. 지난 대선에 도전했을 때도 '원론적 찬성'이란 입장을 밝혔었죠. 5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논의가 부족하다고 보는 듯합니다. 사회적 합의, 도대체 언제쯤 이뤄지게 될까요. 오늘의 톡쏘는 한마디, 정의당 장혜영 의원의 발언으로 마무리합니다.

[장혜영/정의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우리 사회의 갈등의 원인이 되는 게 차별인가요. 차별금지법인가요? 당연히 차별이고요. 차별금지법이 시급하지 않다고 얘기하는 건 나는 기득권이다 이렇게 고백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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