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일본은 왜 반세기가 지나 '1964년 지도'를 고쳐 그린 것일까, 그 이유는 뻔합니다. 올림픽을 '역사 왜곡'의 기회로 악용하는 겁니다. 이에 대해 IOC에 물어봤습니다. "도쿄조직위에 물어보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도쿄도에도 물어봤습니다.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대답할 수 없다"고 발뺌했습니다.
이어서 오광춘 기자입니다.
[기자]
"도쿄"
아베 전 총리까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게 했던 2013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환호, 하계 올림픽을 두 번 여는 것도 아시아에선 일본이 최초였습니다.
그 자부심은 곳곳에 묻어났습니다.
1964년 올림픽을 재조명하고, 당시 성화봉송로 지도를 새로 바꾸면서 원래 없던 영토도 끼워 넣었습니다.
독도는 물론이고 일본이 러시아·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쿠릴 열도, 댜오위다오도 그려넣었습니다.
그리고 이 지도는 이번 도쿄올림픽 성화봉송로 지도에도 거의 비슷하게 적용됩니다.
50년도 더 지나서 원래 올림픽 지도에 없던 것들을 채워넣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도쿄도립도서관 관계자 : 전화로는 질문받고 있지 않기 때문에 메일로…]
이메일 질의엔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대답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도쿄도 역시 같은 대답이었습니다.
올림픽 역사가 일본 영토분쟁의 도구로 활용되는 문제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 물었더니 "도쿄 조직위에 문의하라"며 답을 피했습니다.
도쿄조직위는 "답변할 문제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서경덕/성신여대 교수 : 64년 도쿄올림픽 성화봉송로에는 독도를 넣었다. 그리고 2021년 올림픽 땐 독도를 넣었다. 이런 식으로 명분을 쌓기 위한 활동이고요. 자신들만의 증거자료로 남겨놓고 싶은 거죠.]
일본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이번 올림픽이 10년 전 일어난 동일본 대지진, 그리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극복하는 부흥의 무대라고 강조합니다.
코로나로 한차례 연기됐지만 그 위기를 돌파하는 상징성도 이야기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올림픽은 독도가 일본 땅으로 그려지고, 전범기 욱일기를 아무 문제 없는 일본의 전통 깃발인 양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턴기자 : 이명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