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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5·18역사 부정 정치인들이 '후안무치' 전두환 만들어"

입력 2019-03-12 18:35 수정 2019-03-1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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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광주 법정에 출석했던 전두환씨가 어젯밤(11일) 연희동 자택으로 귀가했습니다. 헬기 사격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후안무치다"는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특히 5·18을 부정하는 정치인들이 당당한 전두환을 만들었다며 망언 당사자들에 대한 신속한 징계를 요구했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 관련 내용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12시간의 외출'이었습니다. 전두환 씨가 연희동 집을 출발해 광주에서 재판을 받고 다시 돌아오기까지 12시간이 걸렸습니다. 귀가 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들렀는데요. 약 20분 동안 진료를 받았고 응급실에서 나온 뒤 곧바로 차에 올랐습니다. 12시간 만에 도착한 연희동 집 앞에는 시민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야 이X아! 내란 수괴자 전두환! 네 이X!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5·18 민주화운동의 이름으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전 씨가 집에 돌아오기 약 1시간 전쯤에는 오토바이를 탄 시민 2명이 집 대문에 날계란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전 씨는 이 연희동 집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는데요. 이렇게 소개하기도 했었죠.

[전두환 (JTBC '특별방송 전두환 전 대통령 첫 육성 증언' / 2012년 3월 15일) : 내가 월남 가서 연대장을 하는데 그동안에 우리 집사람이 이 집을 혼자서 지었어요. 그래서 특별히 이 집에 대해서 우리가 애정을 가지고 있고…북쪽에서 이북에서 전쟁을 좋아하기 때문에 걔네들이 포를 쏘든지 뭘 쏴도 여기는 아주 안전합니다. 핵무기, 원자탄 이외에는 어떤 것을 쏘아도 여러분들이 안전합니다.]

집 자랑은 이쯤에서 마치고요. 서울로 돌아오는 길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재판은 오후 3시 45분 끝났지만 법원을 나오기까지 30분이 걸렸습니다. 경호원에 둘러싸여 차량으로 향했지만 취재진과 시민들이 뒤엉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황에 처했죠. 전 씨는 이 아수라장을 헤치고 차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차량은 곧바로 빠져나갈 수 없었는데요. 거센 항의 때문이었습니다.

"잡아라!"
"야 이 개XX야!"
"어딜 도망가! 이 살인자야!"
"우리를 죽이고 가!"
"이 X아! 이 X!"

일부 시민들은 바닥에 누워 길을 막기도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

결국 경찰이 '인간 띠'를 만들어 빠져나가는 전두환 씨 차량

그동안 전 씨는 건강이 좋지 않고 알츠하이머, 즉 치매로 기억이 온전치 않아 재판에 갈 수 없다고 했었죠. 1931년생, 아흔에 가까운 나이인 만큼 사실 고령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아수라장을 뚫고 차에 무사히 올랐고 법원에 도착해서도 질문을 쏟아내는 기자들을 지나쳤죠. 걸을 때도 부축은 필요 없어 보였는데요. 평소 건강 관리법을 이렇게 소개한 바 있습니다.

[정홍원/전 국무총리 (2013년 3월 5일) : 건강이 아주 좋으신 것 같습니다.]

[전두환 (2013년 3월 5일) : 나야 뭐 먹고 노니까 건강이 좋은데…]

[황교안/당시 국무총리 (2015년 6월 29일) : 건강한 모습을 뵈니까 아주 저희도 힘이 많이 됩니다.]

[전두환 (2015년 6월 29일) : 먹고 노니까 뭐 건강할 수밖에…]

건강의 비결, 바로 "먹고 노는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전두환 씨는 대통령 재임 때 우리 사회가 압축성장했다는 점을 자랑스럽게 업적으로 내세웠는데요.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용인술 덕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전두환 (JTBC '특별방송 전두환 전 대통령 첫 육성 증언' / 2012년 3월 15일) : 내가 저 군사작전이나 이런 거 이외에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여러 전문분야를 선발해서 보좌진으로 쓰고 주요직을 맡겼습니다.]

[이순자/여사 (JTBC '특별방송 전두환 전 대통령 첫 육성 증언' / 2012년 3월 15일) : 우리나라 먹고 살 수 있는 기초를 이 양반 계실 때 다 한 거예요. 왜냐면 이 양반이 재임했을 때 우리가 이북보다 못 살았어요. 저는 마누라지만 자랑스럽게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본인이 잘 하는 군사를 제외하고는 교육이면 교육, 외교면 외교, 경제면 경제 전문가들을 잘 등용했다는 것입니다. 당시 경제성장과 밀접한 상업 무역 공업 등에 대한 업무를 관장한 부처는 바로 상공부였는데요. 전 씨가 이 상공부 장관으로 점찍었던 인물이 있다고 합니다.

['대통령의 시간 2008-2013' (음성대역) : 정주영 회장은 후에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전두환 정권 때 당신을 상공부 장관으로 내달라고 했는데, 내가 반대했지. 그때 갔으면 뭐했겠어? 가지 않고 나랑 일한 게 더 좋지 않았어?" 정 회장의 솔직한 고백에 나는 "잘하셨습니다"고 대답했다.]

어제 75분 동안 진행된 재판에서 전 씨 측은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검찰은 5·18 당시 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했다고 했지만 전 씨 측은 헬기 사격설의 진실은 확인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재판을 통해 "철저히 죄를 물어야 한다"고 했던 여야 4당은 전두환 씨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후안무치'라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그 배경으로 일제히 한국당을 지목했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민의의 전당인 국회 안에서조차 5·18의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날조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저토록 당당한 전두환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장병완/민주평화당 원내대표 : 5·18에 대해서 계속되고 있는 망언의 뿌리가 바로 전두환 씨입니다. 5·18 망언 3인방 의원의 제명, 또 5·18 비방·왜곡·날조 처벌법의 처리, 그리고 5·18 진상규명위원회의 조속한 운용 등 시급한 과제를 처리해야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사죄 없는 전두환…민주당 "후안무치"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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