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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광주 법정 선 '피고인' 전두환…공소사실 전면 부인

입력 2019-03-11 18:19 수정 2019-03-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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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980년 5·18이 있은지 39년 만에 전씨가 광주 땅을 다시 밟았습니다. 그동안 건강상태 등을 이유로 잇달아 출석을 거부했지만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자 결국 출석한 것인데요.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광주에서 진행된 전두환 씨의 재판 내용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하면 가장 먼저 뭐가 떠오르나요? 맛집? 카페? 공방? 아마도 사람을 꼽으라면 요즘은 이 분이 제일 먼저 생각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연희동 셀럽' 중식대가 이연복
- JTBC '한끼줍쇼' 16회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연희동엔 전직 대통령이 2명이나 살고 있죠. 이 때문에 한국 현대사에서는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장소입니다. 특히 1979년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은 연희동 자택에서 군부 쿠데타를 모의했고 이듬해 대통령에 오르며 신군부 정권의 중심지가 됐습니다.

대통령에서 퇴임할 때나 친구 노태우로부터 유배를 당했던 백담사로 떠나고 또 돌아올 때도 연희동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습니다. 김영삼 정부 들어 법적 처벌을 받고 사면복권될 때도 그 배경은 늘 연희동이었습니다. 게다가 당대 내로라하는 거물급 정치인들은 새해가 되면 신년 인사를 하기 위해 또는 현안에 대해 조언을 구하기 위해 수시로 이렇게 연희동을 찾아왔습니다. 이 세 사람,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는 것 외에도 또 공통점이 있죠.

아무튼 연희동은 그야말로 현대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데요. 무엇보다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1995년 12월 2일. 검찰이 전두환씨를 내란죄 등으로 소환하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경남 합천 고향으로 내려가기 전 내놓은 '골목 성명'입니다.

24년이 지난 오늘도 그때만큼이나 수많은 취재진들이 연희동 골목에 모였습니다. 전씨가 다시 법정에 서기 위해 연희동 자택을 나서는 날이기 때문인데요. 예고한 대로 오전 8시 30분 자택문을 열고 나왔습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오늘 오전 8시 30분)
문이 열리고 모습을 드러낸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
굳은 표정으로 곧바로 준비된 차량에 탑승

24년 전 그때와 같은 골목성명은 없었습니다. 전씨가 탄 차량이 출발하자 지지자들은 전씨의 법정 출석을 반대한다며 광주에 가지 말라는 구호를 연달아 외쳤습니다.

[광주재판 인민재판!]
[무기고를 탈취하고 사람을 죽인, 이게 어떻게 민주화가 되겠습니까?]
[우리도 국가의 영유권을 위해서는 안중근 의사와 같이 총을 들 수가 있습니다]

차량 앞으로 뛰어들어 막아선 지지자까지…

곧바로 고속도로에 오른 차량은 약 2시간 반 지나 충남 공주 탄천휴게소에 잠시 멈췄습니다. 휴식을 취하려는 듯 전두환, 이순자 씨가 차에서 내렸는데요. 아무래도 이들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뒤따르던 취재진들도 허겁지겁 뛰었습니다.

[전두환/전 대통령 : (고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 … (국민들에게 하실 말씀 없으십니까?) (오늘 어떤 마음으로 오셨어요?) … (5·18 유족들에게 사과하실 생각 없으십니까?) …]

보신 것처럼 취재진이 몰리자 곧바로 다시 탑승했고 빠르게 휴게소를 떠났습니다. 저희 취재진도 곧바로 따라 붙었는데요. 이때부터 시속 약 140km 이상으로 속도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이어 약 1시간 반을 더 달린 뒤 오후 12시 반쯤 광주에 도착했습니다.

[전두환/전 대통령 : (혐의를 인정하십니까?) (발포 명령 부인합니까?) 왜 이래. (광주시민들한테 사과하실 생각 없으세요?) (사과할 생각 없으십니까?) (광주시민들에게 사과하실 생각 없으세요?) … ]

이렇게 전 씨가 서울에서 광주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은 정확히 4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정확하게 말하자면 197일이 걸렸죠. 당초 전씨 첫 재판은 지난해 8월 27일이었지만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올 1월 7일 2차 공판도 독감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한 겨울 강원도에서 골프 라운딩을 즐긴 사실이 드러나 "알츠하이머 환자도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서프라이즈'를 선보였습니다.

[윤소하/정의당 원내대표 (1월 17일) : '하루에 열 번씩 양치질을 한다'고 주장하는 전두환 씨가 골프를 쳤다는 것은… 세계 의학계에 기적의 사례로 보고돼야 할 일입니다.]

그런 와중에 부인 이순자 씨는 한 온라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내 남편은 민주주의의 아버지"라는 주장을 펼치면서 국민들의 공분은 더 커졌는데요. 민주주의의 아버지. 어쨌든 부인이니까 한 말이겠거니 했지만 사실 전 씨 본인도 스스로를 그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전두환/전 대통령 (JTBC '특별방송 전두환 전 대통령 첫 육성 증언' / 2012년 3월 15일) : 내가 대통령을 7년을 했습니다. 내가 7년을 하고 시범을 보이고, 모범적으로 한 번 하고, 그다음 내 후임 대통령들은 5년씩만 해라. 나는 군인 출신이니까, 군인 출신이니까 민주주의도 군인식으로 할 위험성이 있는데, 사공일 (전) 장관 같은 분이 옆에 있어서 거의 미국식과 같은 민주주의를 했다고 내가.]

전 씨는 1995년 12월, 내란과 내란목적 살인, 뇌물죄 등으로 구속 기소돼 이듬해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죠.

그리고 23년 만인 오늘 다시 법정에 섰습니다. 역시나 5·18과 관련한 혐의죠. 1980년 5월 광주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인데요. 오늘 법정에서 전씨는 헬기사격은 없었고,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하겠습니다. < '피고인'으로 광주 간 전두환…"헬기 사격 없어" 혐의 부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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