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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잊지 않겠습니다"…세월호 첫 정부 합동 영결식

입력 2018-04-16 18:34 수정 2018-04-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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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6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꼭 4년이 되는 날입니다.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에서는 참사 이후 처음으로 희생자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합동 영결식이 열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영결식을 끝으로 분향소는 문을 닫습니다. 정부는 안타까운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고 기억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는 세월호 참사 4주기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블랙리스트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영국 시인 T.S 엘리엇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습니다. 진짜 잔인해서가 아니라 희망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그러나 대한민국의 4월은 참으로 잔인합니다. 벚꽃만 피어도 가슴 한 쪽이 시큰거리고 거짓말과 떠넘기기로 일관하던 사람들을 떠올리면 울화가 치밀어 오를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주기에 우리는 "박근혜는 내려오고, 세월호는 올라온" 모습을 보았습니다. 베일에 싸여있던 7시간 의혹의 윤곽이 드러났고, 참사의 진상 규명에 대한 기대도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4주기를 맞는 오늘 안산 합동분향소에선 합동영결식이 열렸습니다. 정부 차원의 추도식은 참사 이후 처음입니다. 희생자 유가족들과 단원고 학생, 시민 등 5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했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가장 아픈 날의 하나, 4월 16일입니다. 처음으로 정부가 주관해서 영결식과 추도식을 함께 모시면서, 4년 동안 국민들께서 슬픔을 나누셨던 합동분향소를 닫습니다. 오늘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또 한 번 아픈 이별을 하는 날입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노회찬 원내대표 등 여야 지도부들도 일제히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도했습니다.

다만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시각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드루킹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김경수 의원, 외유성 출장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는 김기식 금감원장에 대한 공세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안산시는 합동분향소가 있는 화랑유원지 안에 추모공원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분향소는 오늘 영결식을 끝으로 문을 닫습니다. 2014년 4월 29일 세워진 후 1449일 동안 73만명의 추모객들이 다녀갔죠. 분향소의 철거 소식에 지난 주말에도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장길종/경기 파주시 조리읍 (어제) : 지금 이제 4년이잖아요. 만 4년. 이때까지 못 왔어요. 이제 철수를 한다고 그러더라고요. 영원히 못 올 것 같으니까 그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자. 그런 마음에 왔습니다.]

안산에서 합동 영결식이 열리는 동안 인천가족공원에서는 일반인 희생자들의 영결식이 4년 만에 열렸습니다. 일반인 희생자 43명 가운데 2014년 영결식을 하지 못했던 11명의 넋을 기렸습니다.

오늘 영결식은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한 의식이지만, 세월호 참사를 잊지 못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의식이기도 합니다. 전국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애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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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진도고등학교 2학년 : 차가운 바닷속에서 끝 모를 두려움에 떨던 꽃들 피지도 못한 채 차마 져버렸네]

['천개의 바람이 되어'/안산 단원고등학교 :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저 넓은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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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민들은 광화문 광장을 찾아 애도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2014년 7월 14일 서울 한복판에 세워진 노란 천막촌도 4년의 시간을 함께 버텨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시복식에 앞서 돌연 광장으로 걸어 내려와 유민 아빠 김영오씨의 손을 잡았었죠.

[김영오/세월호 유가족 (프란치스코 교황 시복식 전 카퍼레이드/2014년 8월 16일) : 제가 편지 하나 전해드려도 되겠습니까. 잊어버리지 말아주십시오 세월호.]

1700만 촛불 시민이 광화문 광장에 모였을 때도 노란 천막은 일종의 구심점 역할을 했었죠. 서울시는 4주기 추모에 맞춰 천막을 철거하고 추모 조형물을 설치하거나 광장 지하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월호는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공작의 서막이었습니다. 참사 후 정부를 향한 비난 여론이 악화되자 박근혜 청와대는 초강경 대응 방침을 세웁니다.

세월호를 다룬 작품들은 척결해야 할 적과 다름 없었습니다. 영화 < 다이빙벨 >이 부산영화제에 출품작으로 선정되자 상영관 좌석을 매입해 상영을 방해하고 부정적인 영화평을 낼 것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또 연극 < 이 아이 >는 세월호가 연상된다며 예술위 간부들이 공연장을 찾아 방해하는 일도 있었다고 합니다.

진상규명을 위해 출범한 특조위의 활동에도 정부의 조직적인 방해가 있었죠. 앞서 재판에 넘겨진 조윤선 전 수석은 해수부 관계자들에게 "특조위 조직을 축소하고, 정부가 통제할 수 있게 하라"고 질책하고 새누리당 추천 특조위원들에게는 "정부를 너무 힘들게 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특조위가 세월호 7시간 의혹을 조사하려 하자 이병기 비서실장과 안종범 수석이 나섰고 이들의 지시를 받은 해수부는 특조위를 공격하는 문건을 만든 것으로 드러났죠. 구조에도 실패했던 박근혜 정부는 진상 규명까지 앞장서서 방해하려 했다는 겁니다.

오늘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잊지 않겠습니다"…세월호 참사 4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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