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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해수부 '세월호 유해 은폐' 1차 조사결과 발표

입력 2017-11-23 19:18 수정 2017-11-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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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에서 유해를 발견하고도 닷새 동안 이를 숨겨온 것과 관련해 해수부가 조사에 착수했고 조금 전 오후 4시 1차 조사가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이해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자행됐다"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청와대 발제에서 사건을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기자]

김현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의 오늘(23일) 아침 모습입니다. 보직해임된 김 부본부장은 세종시에 있는 해양수산부 감사관실에서 오전부터 조사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컴퓨터 앞에서 종이에 뭔가를 쓰기도 하고 이렇게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는 모습도 포착이 됐고요. 어디론가 전화를 걸기도 합니다. 오늘 1차 조사 결과 김 부본부장은 실제 장례 절차가 모두 끝나기 전까지 유해 발굴 사실을 비공개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확인 됐습니다. 장례 일정에 차질을 빚을까봐 장례 절차가 모두 끝난 뒤에 알리려고 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류재형/해양수산부 감사관 : 미수습자 가족들의 추모식과 장례식 일정에 차질을 우려하여 발인 및 삼우제 이후에 유해 발굴 사실을 전파하려 했던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다만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위법 부당행위 여부와 고의성 여부 등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며 최종조사가 마무리되는 즉시 그 결과를 별도로 다시 한 번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문 대통령은 어제 "이처럼 안일한 대응을 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지시했습니다. 어제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이 관련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낙연 국무총리도 오늘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머리를 숙였습니다.

[이낙연/국무총리 : 유골 은폐는 그런 가족과 국민께 실망을 넘어 배신감을 안겨드렸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정부는 최단 시일 안에 은폐의 진상을 규명해 가족과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자를 엄정하게 문책하겠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가족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현안조정회의는 침통하고 참담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습니다. 이 총리 바로 옆에 있던 김영춘 해수부장관은 이 총리가 "보고할 것이 있으면 보고하라"고 하자 "책임을 느낀다.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리고 장소를 잠깐 바꿔보겠습니다. 오늘 여의도에서는 상당히 낯선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여당 시절부터 세월호 진상규명에 미온적이던 자유한국당, 오늘은 목소리를 아주 높였습니다.

[정우택/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대통령의 사과는 물론이고 아까 나온 것처럼 해수부 장관의 해임까지도 가야 될 사건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한 진상규명을 우선 분명히 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진상규명에 따라서 이것도 국정조사까지 갈 수 있는 사건이다.]

다시봐도 낯선데요, 그러나 세월호 희생자 가족인 '예은아빠' 유경근 씨는 오늘 SNS에 자유한국당이 과연 그런 말을 할 만한 자격이 있느냐며 "입에 세월호의 세자도 담지 말라"고 비판했습니다.

< 임 반장의 집중분석 >

이해할 수 없는 은폐 사건, 다시 정리해보겠습니다. 지난 주 금요일, 17일 오전 11시 30분경 선체에서 수거한 물건을 세척하는 과정에서 사람뼈로 추정되는 뼈 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현장수습본부는 매일 오전 10시와 오후 5시 두 차례, 꼬박꼬박 보도자료를 내고 현장 상황을 알렸지만, 보시는 것처럼 17일 보도자료에는 그 어디에도 유해 수습 사실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러다 닷새 뒤인 21일 관련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김 부본부장은 그때서야 선체조사위원장에게 유해를 찾았다는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왜 닷새간이나 보고가 지연됐던 걸까, 조사가 진행돼야 될텐데. 세월호 희생자 가족측은 해수부가 다시 한번 비수를 꽂은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성욱/4·16 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 : 여태까지는 뼈 한 조각, 유골 한 조각이 나오더라도 다 가족들한테 공유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만은 왜 공유를 하지 않았을까요. 더 이상 해수부와 정부는 미수습자 수습을 원치 않았지 않았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게 나옴과 동시에 다시 수습을 해야 되는 이런 상황이 벌어질까봐 그게 두려웠던 거겠죠. 밑에 계신 네 가정 다섯 분은 뼈 한 조각이라도 찾겠다고 3년 4개월을 버텨왔습니다. 그것을 방해한 해수부, 이번 사태를 용인한 해수부 절대 용서할 수 없습니다.]

문제의 유해가 발견되기 하루 전날인 지난 16일, 미수습자 5명의 가족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곁을 그만 떠나겠다고 했었죠. 그리고 지난 20일까지 장례를 치렀습니다.

[남경원/고 남현철 군 아버지 (JTBC 뉴스룸 11월 18일) : 아들아, 미안하다. 아빠가 끝까지 못 지켜줘서…그냥 가서 미안하다.]

[김선화/고 박영인 군 어머니 (JTBC 뉴스룸 11월 18일) : 영인아, 못 지켜줘서 너무 미안해…사랑해.]

피해 가족 측에서는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근무하며 인양을 지연시키고, 특조위 조사를 방해했던 사람들이 그대로 해수부에 남아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낙연 총리는 이번 일은 "공직 사회 곳곳에 안일하고 무책임한 풍조가 베어있다는 통렬한 경고로 받아들인다"고 반성했습니다.

참고로 이번 유해 은폐 사건을 보면서 소개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이 100% 잘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2001년 9.11테러로 숨진 2700여 명 가운데 40%, 그러니까 1000여 명은 아직도 유해를 찾지 못하고 실종 상태입니다. 뉴욕 검시당국은 유해샘플 수천 개를 가지고 십여 년이 흐른 지금도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얼마 전에는 한 남성의 신원이 16년 만에 밝혀졌고, 몇해 전에는 13년 만에 아들의 유해를 품에 안은 엄마도 있었다고 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해수부, 세월호 유해 은폐 조사 착수 >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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