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모녀가 소유했던 독일 부동산이 올해 5월쯤 모두 팔렸다. JTBC <스포트라이트> 팀이 지난달 현지에서 확인한 결과다. 팔린 부동산은 비덱타우누스 호텔과 정유라 소유의 자택. 거액의 매각 대금은 사라졌다.
최순실과 정유라는 줄곧 구치소에 갇힌 상태. 직접 독일 부동산을 팔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면 누가 팔아준 걸까. 5박 7일 동안 최순실 독일 재산의 행방을 추적했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 "속았다"던 그가 바로 X맨
조력자는 정유라의 승마코치이자 비덱스포츠 대표인 캄플라데였다. 그는 지난해 10월, 최 씨 모녀로부터 비덱스포츠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가는 약 3천만 원. 이후 올해 1월 언론 인터뷰에서 "최순실에게 속았다. 죽이고 싶다"고 주장했다.
분통을 터뜨리던 그가, 최 씨 모녀를 대신해 자산을 매각 중이었다. 특히 캄플라데가 정유라의 집을 판 사실은 중요 포인트다. 부동산 제3자 매각은 위임장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다면 올해 1월 정유라가 체포되기 전에 위임장이 만들어졌단 얘기다. 촛불이 광장을 덮었을 때다.
캄플라데는 지난 6월 16일부터 비덱스포츠 청산을 시작했다. 내년 6월 청산이 완료되면 회사의 남은 재산을 주주가 갖는다. 삼성의 비덱 지원금은 알려진 것만 약 37억 원. 이론상으로는 전부 캄플라데 소유다. 하지만 최순실과 캄플라데 사이에 비밀 계약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 삼성지원금 등 40억원 다시 최순실에게
최순실은 모든 것을 치밀하게 세팅한 후, 깜짝 귀국한 듯하다. 구속 상태지만, 그의 독일 재산은 사라지고 있었다.
비덱의 청산은 내년 6월에 끝난다. 그 전에 검찰이 몰수 등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재판에서 뇌물죄가 확정되더라도 약 40억 원(삼성지원금 37억원+정유라 집 매매대금 3억 6천만원)은 회수할 수 없다. 용역이 중단된 상황에서 삼성이 남은 지원금 회수 노력을 하지 않은 것도 의문이다.
최순실 부동산을 사들인 업체를 추적하다 또 다른 단서가 발견됐다. 겉으론 팔렸지만, 아직도 최순실 소유일지도 모른단 의심이 들었다. 취재수첩 2탄에서 상세히 다룰 계획이다.
스포트라이트 봉지욱 기자 bong@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