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서 제거한 펄을 체로 걸러 미수습자들의 유해와 유류품을 찾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지름 5㎜ 구멍을 수천 개 뚫은 가로 1m, 세로 1m 크기의 체가 사용되는데, '5㎜'에는 "미수습자 9명 모두를 찾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11일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와 선체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세월호 선체 정리와 수습 작업을 맡게 된 코리아샐비지는 현재 펄을 걸러낼 10여개의 체를 특수 제작하고 있다.
체 제작이 끝나면 코리아샐비지와 해양수산부, 선체조사위원, 유해 발굴 전문가는 곧바로 세월호에서 제거한 펄을 걸러내기 시작한다.
세월호가 뱉어낸 펄은 251㎥(25만1000ℓ)로, 막대 자루 2600여개(600여t)에 담겨 있다. 체 위에 펄을 쏟아 부은 뒤 물로 세척하는 작업이 반복된다. 이 작업 만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체에 뚫린 구멍의 크기는 지름 5㎜이다. 구멍이 클수록 펄을 걸러내는 작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지만 이를 포기했다. "미수습자 9명 모두를 찾겠다는 수습 작업의 대원칙 때문"이었다.
미수습자 수습 작업에 참여할 예정인 유해 발굴 전문가 송장건(36·세월호특별조사위원회 전 조사관)씨는 "참사 당시 여섯 살이었던 권혁규군을 기준으로 체를 특수 제작한다"고 설명했다.
송씨는 "아직 완전히 성장하지 않아, 성인 뼈보다 작다. 가장 어린 혁규군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한 점의 유골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수압이 너무 세도 손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10일 해수부와 유해발굴 전문가, 코리아 샐비지, 선체조사위원회의 회의에서는 체 구멍의 지름을 3㎜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송씨는 "1㎝까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유실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5㎜로 합의했다"며 "설계도를 보며 일종의 시뮬레이션도 끝냈다. 펄이든 유류품이든, 치아 한 점이라도 놓치면 안 된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