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물 밖으로 나온 세월호를 보고, 먹먹했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숨진 김관홍 잠수사의 가족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생전에 그는 세월호에서 9명을 데리고 나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괴로워 했습니다. 그랬던 남편, 또 아버지를 가족들은 세월호를 보면서 다시 떠올렸습니다.
그 사연을 서효정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세월호를 삼키고 있던 검은 바다에 고 김관홍 잠수사는 주저없이 뛰어들었습니다.
[고 김관홍/잠수사 (2015년 12월) : 수습을 안 하면 잠을 못 자요 잠수사들이. 가족들이 제 가족 같고 수중에 있는 아이들이 내 식구 같으니까 했던 거지.]
아이들을 찾아 가족에게 전해주는 일은, 그 이후가 더 고달팠습니다.
무리한 잠수는 몸을 망가뜨렸고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겼습니다.
[김혜연/고 김관홍 잠수사 부인 : (희생된 아이들) 절반 이상은 트레이닝복을 입었다고 저 옷을 입은 애들이 걸어오는 걸 보면 무섭다고, 저 매장은 지나가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김관홍 잠수사의 부인 김혜연씨는 3년이 다 돼 모습을 드러낸 세월호를 보며 남편을 떠올립니다.
[김혜연/고 김관홍 잠수사 부인 : 아이들 안고 나올 때 차가운 느낌이 우리 아이들 안으면 생각이 나고 그랬었나 봐요. '왜 안 안아주냐고, 애가 이렇게 좋아하는데' 윽박지르고 그랬거든요. 되게 미안했어요.]
세상을 등지기 전까지도 그는 미수습자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안고 있었습니다.
[김혜연/고 김관홍 잠수사 부인 : 어디 어디 화장실이며 어디며 여길 수색하면 더 나올 수 있을 텐데… 설계를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다 기억한다고 그랬거든요.]
'뒷일을 부탁한다'던 김관홍 잠수사는 지금도 세월호를 내려다보며 미수습자 9명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