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새 1000일이 훌쩍 넘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보낸 유가족들의 아픔과 상처는 여전합니다. 함께 모여 뜨개질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견뎌온 유가족들이 작품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권근영 기자입니다.
[기자]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엄마들에게 뜨개질은 진통제였습니다.
[지영희/세월호 유가족 : 집에 혼자 있는 게 너무 힘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뜨개질을 잡고 앉아서 마음을 가라앉히면 괜찮아져요.]
검정실, 회색실만 고르던 손이 이젠 형형색색의 실을 뜹니다.
쉴 새 없이 손을 놀리며 마음을 열고 위로를 얻었습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뜨개질 전시를 열었습니다.
2년 반 가까이 매주 모여 서로를 다독이며 만든 조끼, 스웨터, 목도리를 내놨습니다.
수천 개의 컵받침을 이어 그늘막을 드리우고, 초대형 방석을 만들어 손님을 맞이합니다.
관객들은 목도리를 이어 뜨며 마음을 보탭니다.
[김도윤/서울 공릉동 : 잊혀져 가지 않도록 저희도 같은 마음을 공유하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어서 왔어요.]
[조순애/세월호 유가족 : 되돌릴 순 없지만, 실 같은 희망이라는 게 뜨개를 하면서 조금씩 보였어요.]
뜨개질을 하면서 힘든 시간을 견뎌 온 세월호 유가족들이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정성과 희망을 나누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