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밀착카메라] '무덤' 된 자전거 주차장…애물단지 전락

입력 2015-05-28 21:33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주로 지하철 역 근처에 자전거 주차장이 많이 마련돼 있습니다. 자전거 이용자를 위해 만든 편의 시설인데요. 그런데 버려진 자전거가 쌓이면서 폐자전거 무덤처럼 돼 버렸다고 합니다.

안지현 기자의 밀착 카메라입니다.

[기자]

여기는 금천구청역 앞에 위치한 자전거 주차장입니다.

이곳에 100대 이상의 자전거를 무료로 주차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자세히 보시면 버려지거나 망가진 자전거가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이 자전거를 볼까요? 이 자전거는 안장이 빠져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앞바퀴가 빠진 자전거도 그대로 버려져 있습니다.

자전거 주차장 곳곳에는 이처럼 녹슬거나, 먼지가 가득 쌓인 자전거가 많습니다. 구석엔 망가진 자전거들이 쌓여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전거를 세워둘 곳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순희/서울 시흥동 : 그냥 자리 비우고 딴 사람이 사용하게끔 돼 있어야 하는데요.]

[김학철/서울 시흥동 : 폐자전거가 너무 많으니깐요. 빼줬으면 좋겠는데…]

자전거 바구니엔 쓰레기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막상 주차할 곳을 찾아도 불안합니다.

CCTV가 설치돼 있지만, 도난사고는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수용/서울 시흥동 : 일반적으로 좋은 자전거랑 비싼 자전거는 좀 놔두기가 부담되죠.]

이 자전거를 보실까요?

이 자전거는 대부분의 부품이 없는 상태입니다.

안장과 앞바퀴뿐 아니라, 페달까지 모두 없어졌는데요, 도난의 흔적을 보여주듯이 주변에 자전거 부품이 그대로 떨어져 있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지난해 자전거 절도 사건은 약 2만 2300건에 달합니다.

또 다른 자전거 주차장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하철역 바로 옆 자전거 주차장입니다.

이곳에도 많은 자전거가 주차돼 있다 보니 이렇게 제자리 아닌 곳에 주차된 자전거가 많은데요, 이런 자전거는 지하철역으로 가는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도 한쪽에 주차장이 아닌 아무 곳에나 주차돼 있습니다.

[윤홍준/서울 도림동 : 방치된 것 때문에 가끔씩 길이 막혀 있으면 돌아 가야되고 하니깐 그럴 때 조금 불편하죠.]

이곳은 주차 금지 안내문을 붙여놓았지만, 자전거가 빼곡히 세워져 있습니다.

지자체는 날로 늘어나는 방치 자전거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자전거 이용 활성화법에 따라 오래 방치된 자전거에는 이처럼 처리 안내문을 붙입니다.

이 상태로 10일이 지나도 주인이 찾아가지 않을 경우 그대로 수거하게 됩니다.

수거 이후에도 최소 2주간 구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안내하지만 되찾아가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고진권/강북지역 자활센터 : 한 100건 중 두 건 정도요. (거의 다 버려진 자전거인가요?) 그럼요.]

서울시 25개구에서 수거한 방치 자전거는 지난해에만 1만 3천대가 넘습니다.

이 수치는 점차 늘어서 2012년에 비해 두 배나 증가했습니다.

수거한 자전거는 재활용됩니다.

[정경수 팀장/강북지역 자활센터 지역자활3팀 : 재생작업을 통해 저렴하게 강북구에서 재생 자전거를 공급하고 있고요. 재생이 불가능한 자전거 같은 경우는 고물상에 처리하고 있어요.]

일본과 덴마크 등 해외에선 자전거 등록을 의무화했습니다.

[김희욱/덴마크 공업대 교통공학 석사 : 자전거 구입시 자전거 자체 고유번호와 소유주를 기록해 경찰에 제출하도록 돼 있습니다. 자전거가 방치되거나 도난됐을 때는 경찰서에서 식별 번호를 탐지해서 자전거를 찾아줄 수 있게끔 도와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전거 이용자는 어느 덧 천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자전거 주차장은 시민들의 버려진 양심과 허술한 관리 속에서 도심 속 애물단지가 돼버렸습니다.

관련기사

'도돌이표' 북한강 자전거길에 라이더들 '짜증' 50억 테마공원 애물단지 전락…3년 째 개점 휴점, 왜 '납 잔디' 운동장 70%는 방치…책임 떠넘기기 급급 어플 관리 손 놓은 정부…업데이트는 실적 아니라서? 중증환자 6시간 대기…과부하 걸린 대형병원 응급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