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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지시 메모' 직접 기록한 정종범...재판정에선 "누구 지시였는지 기억 안나"

입력 2024-07-23 17:24 수정 2024-07-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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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VIP 격노'가 불거진 지난해 7월 31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주재 회의에 참석해 장관 지시사항을 직접 기록했던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현 해병대 2사단장)이 재판정에선 해당 메모가 "누구의 발언을 적었던 것인지 기억이 잘 안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부사령관은 오늘(23일) 항명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여섯 번째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했습니다. 앞선 두 차례 재판에는 연달아 불출석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습니다.

정종범 해병대2사단장(왼쪽)이 해병대부사령관 시절인 지난해 8월 국회에 출석한 모습 〈출처=연합뉴스

정종범 해병대2사단장(왼쪽)이 해병대부사령관 시절인 지난해 8월 국회에 출석한 모습 〈출처=연합뉴스


이날 공판에선 정 부사령관이 직접 작성한 이른바 '이종섭 지시 메모'의 명령 주체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이종섭 지시 메모'는 지난해 7월 31일 이 전 장관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한 정 부사령관이 손으로 직접 남긴 기록입니다. 총 10개 문항이 적힌 메모 안에는 '누구누구 수사언동 하면 안 됨', '법적 검토결과 사람에 대해서 조치 혐의는 안 됨' 등의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해당 내용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지시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논란이 됐습니다.

정 부사령관은 지난해 8월 최초 군검찰 조사에서 메모 내용이 이 전 장관의 지시였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한달 뒤 2차 조사에선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의 지시였다는 취지로 말을 바꿨습니다. 그리고 오늘 재판에선 "자신은 장관과 법무관리관이 대화를 나눈 걸 그대로 받아적은 것 뿐"이라며 "지시의 주체가 누구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손으로 메모를 작성한 뒤 김계환 사령관에게 보고했지만 해당 내용이 장관의 지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겁니다.

반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이 박정훈 대령에게 이첩 보류 명령을 내린 건 명확히 기억이 난다고 진술했습니다.

정 부사령관은 지난해 8월 1일 해병대 주요 직위자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김계환 사령관이 박정훈 대령에게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 이첩을 8월 9일까지 보류하라는 지시를 명확히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박 대령은 상기된 표정으로 사령관의 말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오늘 재판에 또 다른 증인으로 채택된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은 '대비태세 유지'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박 전 보좌관은 7월 31일 이종섭 전 장관의 지시를 받아 김계환 사령관에게 이첩 보류 명령을 전달한 인물입니다.

군사법원은 오는 9월 3일 이 전 장관과 박 전 보과관을 증인으로 불러 7차 공판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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