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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대표단, 대북 전단 꺼내들고 "이게 뭐야, 이게!"…40년 전에도 '삐라'로 트집 잡은 북

입력 2024-07-02 14:15 수정 2024-07-02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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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 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모인 회담장에서도 북한이 '대북 전단'으로 트집을 잡으며 회담 진행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일부는 오늘(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5차 남북회담 사료집을 공개했습니다. 1693쪽 분량의 문서에는 1981년 12월부터 1987년 5월까지 인도·체육 분야에서 이뤄진 회담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북한은 1983년 아웅산 폭탄 테러 발생 3개월 후 남북미 3자 회담을 제안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두 달밖에 남지 않은 LA 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북한의 제안에 따라 남북은 1984년 총 3차례(4월 9일, 4월 30일, 5월 25일) 체육 회담을 열었지만, 성과는 없었습니다.

1984년 4월 30일 열린 제2차 남북 체육회담 모습. 〈사진=통일부〉

1984년 4월 30일 열린 제2차 남북 체육회담 모습. 〈사진=통일부〉

남북은 첫 만남부터 '아웅산 폭탄테러'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종규 대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체육 문제를 논의하기에 앞서 아웅산 테러에 대해 북한 측의 사죄와 이해할만한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북측은 "남측의 자작극에 불과하다"라며 오히려 화를 냈습니다. 또한 “광주에서 수만 명에 이르는 동족을 살해한 행위”가 벌어졌다며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5월 열린 세 번째 회담에선 '대북 전단'을 놓고 시작된 실랑이가 몸싸움 수준으로 번지기까지 했습니다.

앞선 두 차례 회담은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지만 세 번째 만남에선 회담 초반 체육 관련 논의가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북측이 갑자기 "아침에 우리 신경을 자극하는 일도 생겼다"라며 대북 전단 문제를 꺼내면서 분위기는 돌변했습니다. 우리 측은 "괜히 트집을 잡지 말라"며 맞받아쳤지만, 북측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북측 대표가 "이게 뭐야, 이게! 이거 보라!"라고 외치며, 챙겨온 전단을 남측 대표를 향해 던졌습니다.

남측 대표는 날아온 전달을 다시 되던지며 "누구한테 무례한 짓을 하고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부자세습왕조 구축과 우상화는 자유세계는 물론 심지어 공산권 내부에서까지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면서 북한 체제 자체를 직접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회담장은 아수라장이 됐고 네 번째 회담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회담의 주요 목표였던 LA 올림픽 단일팀 출전 역시 무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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