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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경영권 지켰지만...'흑인·여성' 주인공 계속될까?

입력 2024-04-06 09:00 수정 2024-04-06 16:28

밥 아이거, 행동주의 투자자 펠츠 따돌리고 주총에서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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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아이거, 행동주의 투자자 펠츠 따돌리고 주총에서 압승

"영화는 즐기러 가는 것이지 메시지를 얻으러 가는 게 아니다."

월트디즈니의 'PC주의'를 비판하며 경영권에 도전했던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가 이사진 합류에 실패했습니다.

지난 3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직 CEO 밥 아이거는 94%에 달하는 지지를 받으며 완승을 거두었습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디즈니가 쏟아부은 돈은 약 4천만 달러, 우리 돈으로 54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디즈니 홍보 동영상]
"펠츠는 디즈니에 대한 믿음이 아니라 허영심만 가득하다”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펠츠의 도전과 함께 지난 5개월간 디즈니의 주가는 꾸준히 올랐습니다.

디즈니의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걸까.

◇'PC주의'가 뭐길래

PC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의 약자입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적 언행이나 활동을 하지 말자는 겁니다.

주로 백인, 남성 위주의 콘텐트를 만들어 온 대중문화는 2000년대 이후 PC주의에 발 빠르게 대응해왔습니다.

디즈니가 애니메이션 '뮬란' 등 다양한 인종과 주체적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콘텐트를 만들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PC주의의 '엄격성'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섹스앤더시티]
"모피는 살인이다!"

2016년 대선 당시 각종 혐오 발언을 쏟아낸 트럼프 후보가 인기를 끈 배경 가운데 하나도 PC주의의 '반작용'이었던 게 아니냔 해석이 나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폭스뉴스 대선후보 토론회/ 2016년)]
"이 나라의 큰 문제점은 '정치적 올바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수 갈채)"

◇어디까지가 '올바름'인가?

2020년 미국 시애틀의 한 여성 전용 사우나에 성기 수술을 받지 않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들어섰습니다.

다른 이용자들이 불만을 제기하자 사우나 측은 '생물학적 여성만 입장을 허용한다'는 방침을 내걸었는데, 법원은 트랜스젠더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최근엔 트렌스젠더 수영 선수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남자대회에서 400위권의 성적을 내던 리아 토머스는 수술 없이 호르몬 치료만 받고 여성부로 출전해 미국 대학선수권 500m 경기에서 우승을 한 겁니다.

[케이틀린 제너 (트랜스젠더 인권운동가)]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여성 스포츠는 10~20년 안에 망가질겁니다. 남성의 신체 발달에는 엄청난 장점과 부인할 수 없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디즈니의 앞날은?

일단 경영권은 사수했지만 밥 아이거가 디즈니의 'PC주의'에 변화를 줄 가능성은 다분합니다.

[밥 아이거 (디즈니 CEO/ 지난해 11월)]
"저는 우리의 '뿌리'로 돌아가는 일을 시도해왔습니다. 메시지가
아닌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는 일 말입니다.

디즈니는 앞서 어린이들에게 성 정체성 교육을 금지한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 법안을 둘러싸고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갈등을 빚었다가 사실상 백기를 든 바 있습니다.

'흑인 인어공주'의 흥행 실패 이후 예정됐던 '라틴계 백설공주' 영화 개봉 일정도 1년 뒤로 미룬 상태입니다.

[정덕현/문화평론가]
"(PC주의를) 구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전향적인 방법이 필요하지 않나... (대중의) 관점이나 개념들이 바뀌어나간다면 그 안에서 담는 콘텐트의 양상도 달리 다뤄져야 한다"

JTBC 심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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