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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에 등돌린 아프리카…중국·러시아와 손, 왜?

입력 2024-07-13 08:00 수정 2024-07-1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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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지난 7일,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미군이 공식 철수를 발표합니다.


[케네스 에크만/ 미 공군 장교] “미군이 나이애미 공군 기지 101에서 완전히 철수했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니제르 정부가 미군에 철수를 명령한 지 석 달 만입니다.

앞서 이웃 나라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는 프랑스군이 지난해 완전히 쫓겨났습니다.

빈자리를 차지한 건 러시아 민간 용병 바그너 그룹입니다.

[아씨미 고이타/ 말리 대통령]
"우리는 피상적이고 비효율적인 (서방과의) 연합에서 벗어나는 대신, 러시아·중국·튀르키예와 진실한 동맹을 맺기로 했습니다."

사헬 지대 국가들이 하나둘씩 서방과의 군사 협력을 파기하고 나선 겁니다.

냉전 이후 최대의 반(反)서방 엑소더스가 펼쳐지는 상황.

검은 대륙은 왜 서방에 등을 돌리게 된 걸까요?
 

쫓겨나는 미국, '빈자리' 차지하는 러시아


지난 2020년 말리에서 시작된 쿠데타 불씨는 사헬 지대를 도미노처럼 집어삼켰습니다.

빈곤과 테러 위협, 부패 정권에 대해 쌓였던 불만이 터져 나온 겁니다.

이 모든 게 유럽 열강의 식민지배에서 비롯됐다는 합리적 의심은 서방에 대한 반감을 증폭시켰습니다.

이 틈을 타 러시아는 쿠데타를 적극적으로 지원했습니다.

바그너 용병 그룹을 주둔시키고, 무기와 군사를 제공했습니다.

러시아와 손잡은 군사 정권은 미국과 유럽, 유엔과의 군사 협력을 잇달아 파기하게 됩니다.

이를 두고 프랑스 르몽드지는 '외교·군사적 굴욕'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통 큰' 중국, 아프리카서 '인기몰이'


중국은 강력한 경제력을 등에 업고, 아프리카 대륙을 파고들고 있습니다.

지난 20년간 중국이 아프리카에 투자한 금액은 총 4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63조 원이 넘습니다.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철도, 도로, 항구 등 인프라를 건설해준 겁니다.

아프리카 54개국 중 52개국이 중국 자본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신용이 낮아 투자를 받기 힘든 국가들에도 돈을 빌려주며, 정권 부패나 인권 문제도 눈감아줬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최근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리더십에 대한 호감도는 58%로, 미국을 2%포인트 앞질렀습니다.

"미국이 분명 아프리카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 뒤따랐습니다.
 

신냉전 시대, '검은 대륙'의 선택은?


전 세계 광물 자원의 30%가 집중된 아프리카.

여기에 2050년이면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이 아프리카인일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검은 대륙에 공을 들이는 이윱니다.

다만, 열강들의 러브콜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김성수/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
"이제 아프리카가 한 (거대한) 시장이 됐잖아요. 54개 국가가. 그럼 이제 그들의 선택은 '우리가 원하는 거 할 거야'라는 거죠. 그런 변화가 됐다는 얘기죠."

서방이든, 중·러든 강대국들의 이권 다툼에 더이상 이용돼선 안 된다는 생각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겁니다.

열강들 사이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아프리카 국가들,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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