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14살 어린 아이도...갱단에 접수된 아이티

입력 2024-03-06 13:34 수정 2024-03-06 13:4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아이티 수도에 있는 국제공항을 접수하고 최대 규모의 국립교도소를 습격한 주동자.

갱단 연합체인 G9의 두목 지미 셰리지에입니다.

[지미 셰리지에 / 갱단 두목]
"아이티 경찰과 군이 책임을 지고 앙리 총리를 체포할 것을 요구합니다. 국민은 우리 적이 아닙니다."

이른바 '바비큐'라고 불리는 별명은 빈민가 주민 수십 명을 불태워 죽인 후에 붙여졌습니다.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는 현재 무장 갱단이 수도 80%를 장악했습니다.

무자비한 갱단의 활개 속에 여성과 어린 아이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당하고 있습니다.

이 여성은 여동생이 갱단이 쏜 총에 맞아 죽었고 이 여성은 남편이 집 안에서 불에 타 죽었습니다.

또 다른 여성은 강간당했다며 몸에 남은 상처를 보여줍니다.

14살 이 소년은 11살 때부터 갱단원이 되었습니다.

사람을 죽이고 시신을 불태우도록 강요받았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 친구가 불에 타 죽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 조만간 자신도 그렇게 될 것만 같다고 말합니다.

[14살 갱단원]
"저는 제 생활을 바꾸고 싶어요."

이 사태를 수습하고 국민을 지켜야 할 정부는 어디에 있는 걸까?

다국적 보완군 파견을 요청하기 위해 케냐로 날아간 뒤 행방이 묘연했던 아리엘 앙리 총리는 현재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나 앙리 총리가 언제, 어떻게 아이티에 돌아올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상원 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은 단 한 명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수년 동안 선거를 치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국정의 방향타가 없는 상황입니다.

경찰 인력도 약 9000명 뿐. 인구 1,100만명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갱단은 혼란스러운 국정을 틈타 곳곳에 뿌리를 내리며 자라났습니다.

아이티는 1957년부터 29년 동안 독재 정권 아래에 있었는데 이때 반정부 인사 3만 명이 살해당했습니다.

결국 1986년 장 클로드 뒤발리에 전 대통령이 추방됐지만 이때부터 갱단이 세력을 키워나갔습니다.

이들의 뒤를 봐준 건 결탁을 맺은 정치인들이었습니다.

2021년 조브넬 모이즈 전 대통령이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도 갱단이 연루돼 있습니다.

이후 임명된 앙리 총리는 지난 3년 동안 새 정부를 구성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습니다.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선거를 거부한 겁니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갱단은 급속히 세력을 떨쳤습니다.

'바비큐' 두목 셰리지에는 앙리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끝까지 싸우겠다"라며 갱단이 위력을 떨치는 사이 자리를 비운 총리가 아이티의 질서를 회복할 가능성은 점점 더 희박해지고 있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