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박 미국 국무부 대북고위관리(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 겸 대북특별부대표)가 "궁극적인 비핵화로 향하는 중간 단계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4일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에 이어 미 고위급 관료가 '중간 단계'에 대해 다시 한번 언급한 겁니다.
박 대북고위관리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서 개최한 세미나에서 "비핵화는 하룻밤에 이뤄지지 않는다. 그것이 현실"이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중간 단계 조치에 북핵 동결이 포함되느냐는 질문 등에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전술핵무기 고체연료, 극초음속 능력, 무인 잠수정 등 북한의 무기 관련 활동 및 확산의 범위를 고려할 때 우리가 다뤄야 할 무기가 많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정 박 미 국무부 대북고위관리〈카네기국제평화재단 홈페이지 캡처〉
그러면서 "비핵화는 하룻밤에 일어나지 않으며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서 취해야 할 단계가 있다"라면서 "북한이 관여할 의향이 있다는 어떤 신호도 우리는 환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달성하는 유일한 길은 대화와 외교"라면서 "이를 위해 어떤 직급에서도 관심 사항에 대해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재개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계속 보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대북고위관리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 비핵화를 최종적인 목표로 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북한과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조치를 협의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중간 단계'라는 표현은 지난 4일 JTBC가 공동 주관하는 중앙일보-CSIS 포럼에서 언급되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미라 랩-후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선임보좌관은 "미국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지만 중간 단계들을 고려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 "진전을 이루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하루 빨리 위협을 감소시키고 더 나아가 완전한 위협 제거의 길로 접어들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