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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임종득과 통화 한 번"…해병대사령관 국회 발언 틀렸다

입력 2024-02-01 14:58 수정 2024-02-01 17:02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채 상병 사건' 관련 7월말~8월초 통화기록 입수
지난해 8월 2일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2차례 통화…국회 발언과 달라
임종득 2차장→김계환 사령관→유재은 법무관리관→경북경찰청 수사부장 통화
박정훈 전 수사단장 해임-번복 오간 순간에도 임종득 2차장과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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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채 상병 사건' 관련 7월말~8월초 통화기록 입수
지난해 8월 2일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2차례 통화…국회 발언과 달라
임종득 2차장→김계환 사령관→유재은 법무관리관→경북경찰청 수사부장 통화
박정훈 전 수사단장 해임-번복 오간 순간에도 임종득 2차장과 통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왼쪽)은 지난해 8월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김병주 국방위원(오른쪽)의 질문에 "임종득 2차장과 한 번 통화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국회〉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왼쪽)은 지난해 8월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김병주 국방위원(오른쪽)의 질문에 "임종득 2차장과 한 번 통화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국회〉

지난해 8월 25일 김계환 해병대사령관이 국회에 나와 '채 상병 사건 이첩'과 관련해 임종득 당시 국가안보실 2차장과 "한 번 통화했다"고 발언한 것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JTBC는 군검찰이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 혐의 재판에 증거로 제출한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통화기록' 문건을 입수해, 당시 상황과 맞춰봤습니다.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통화한 적 없습, 한 번 있습니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진행된 질문과 답변은 이렇습니다.

김병주 국방위원 "사령관님은 안보실로부터 몇 번 이 건과 관련해서 통화했습니까?"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이 건과 관련해 안보실과 통화한 적은 없습, 한 번 있습니다."
김병주 국방위원 "무엇 때문에 했죠?"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안보실 2차장이 (사건을) 이첩하고 난 이후에 휴가 중이었는데 들어오면서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서 저한테 전화해서 관련 경과에 대해서 잠시 말씀드렸습니다"
김병주 국방위원 "어떻게 얘기했나요?"
김계환 해병대사령관 "어제 장관님 결재를, 7월 30일에 장관님이 결재했었고 원래 언론 브리핑이 계획돼있었는데 이 부분이 취소되면서, 전 수사단장이 (사건을) 경찰로 이첩한 사실에 대해서 관련된 사실만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런데 군검찰이 재판부에 낸 김 사령관의 8월 2일 통화기록은 다릅니다.

· 낮 12시 50분, 임종득 2차장→김계환 사령관 통화(7분 52초)
· 오후 3시 56분, 임종득 2차장 차장→김계환 사령관 통화(4분 41초)

3시간 넘게 차이를 두고 짧지 않은 두 차례의 통화 기록이 확인됐습니다. 당시 김 사령관의 기억이 잘못됐는지, 고의로 다르게 말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선 '국회에서 한 발언이 틀렸다'는 사실은 기록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병대→경찰→군검찰…'사건 이첩 결정적 순간'에 2차례 통화

김 사령관이 착각했을 수 있습니다. 통화가 한 번이냐 두 번이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은, 특히 두 사람이 통화한 그 시간대는 이번 '사건 이첩과 회수 과정' 이른바 '수사 외압 의혹' 수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 중 하나이기 때문에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8월 2일 주요 사건을 시간대별로 보겠습니다.

· 오전 10시 50분~11시 50분쯤, 해병대수사단→경북경찰청 사건 이첩
· 낮 12시 50분, 임종득 2차장→김계환 사령관 통화(7분 52초)
· 오후 1시 3분, 김계환 사령관→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통화(1분 6초)
· 오후 1시 50분쯤,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경북경찰청 수사부장 통화

박 전 단장이 경북경찰청에 사건을 넘기고, 낮 12시 50분부터 오후 1시 50분까지 한 시간 사이 통화 흐름이 '임종득 2차장→김계환 해병대사령관→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경북경찰청 수사부장' 순이 됩니다.

유 법무관리관과 경북경찰청의 통화기록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북경찰청 측은 JTBC와의 통화에서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전화를 걸어와 사건 회수와 관련해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과장이 공수처에 '대통령실 측과 통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진 날도 이날 입니다. 경찰청 국수본 과장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경정이 전화해 '국방부 유재은 법무관리관이 사건 기록 회수에 대해 경북경찰청에 전화할 것'이라고 알려줘 경북경찰청 수사부장에게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오늘(1일) 재판에 참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오늘(1일) 재판에 참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박 단장 해임한다→아니다→해임 맞다…그 순간과도 겹친다

이날, 이 시간대가 중요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해임된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을 확인하기 위해 박 전 단장의 8월 2일 통화기록을 확인해봤습니다.

· 오전 10시 50분, 김계환 사령관→박정훈 단장 통화(45초)
· 김계환 사령관, 박정훈 단장에게 '직무배제' 통보(대면)
· 낮 12시 50분, 임종득 2차장→김계환 사령관 통화(7분 52초)
· 오후 2시 15분, 이호종 해병대 참모장→박정훈 단장 통화(3분 46초)
· 오후 2시 20분, 박정훈 단장→김태원 해병대 인사처장 통화(2분 5초) : '해임' 통보
· 오후 3시 15분, 김태원 해병대 인사처장→김계환 사령관 통화(43초)
· 오후 3시 16분, 김태원 해병대 인사처장→박정훈 단장 통화(2분 46초)
· 오후 3시 36분, 김계환 사령관→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통화(3분 16초)
· 오후 3시 56분, 임종득 2차장→김계환 사령관 통화(4분 41초)

김 사령관은 이날 오전에 박 단장에게 직무에서 배제한다고 통보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임 차장에게 전화를 받습니다. 2시간여 뒤 해병대 참모장이 박 단장에게 전화해 '해임이 번복됐다'고 말합니다. 박 단장이 곧바로 인사처장에게 전화했는데 인사처장은 '해임이 맞다'고, 참모장의 말을 뒤집습니다. 1시간 뒤 인사처장은 사령관과 통화하고 곧바로 박 단장과 다시 통화합니다. 20분 뒤 김 사령관은 유 법무관리관과 통화하고, 다시 20분이 흐른 뒤 임 차장에게 전화를 받습니다. (해병대사령부 측은 참모장과의 통화에 대해선, 직무배제 수준에 대해 논의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건 이첩·회수' '박 단장 해임' 그 순간 통화들, 법정서 '공방'

'채 상병 사망 사건 이첩과 회수' 그리고 '박정훈 수사단장 해임'이 급박하게 진행된 이 날, 김 사령관은 국회 발언과 달리 임 차장과 '한 번이 아닌 두 번' 통화했습니다. 이 사실은 오늘 재판에서도 논란이 됐습니다.

박 전 단장의 항명 혐의를 다투는 오늘 공판에서 박 전 단장 측 변호인이 김 사령관에게 "임 차장과 그날 몇 번 통화했느냐" "어떤 대화를 했느냐"고 물었습니다. 김 사령관은 "기록이 있다면 그 상황이 맞을 것이다. 사건 이첩과 관련된 것을 확인하는 내용이었다"고만 답했습니다.

임 차장에게도 당시 통화 내용을 묻기 위해 전화했지만 "바쁘다"면서 답하지 않았습니다.

JTBC는 지난해 7월 28일부터 8월 4일까지, 김 사령관의 8일간 통화기록 전체를 확인했지만 임 차장과 통화는 이날 단 두 번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 사령관의 통화기록과 당시 국회 발언 영상, 오늘 재판에서 박 전 단장 측과 어떤 공방이 오갔는지는 오늘 저녁 7시 50분 〈JTBC 뉴스룸〉을 통해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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