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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문 닫아도 찬 기운, 벽은 얼음장…산불 이재민의 시린 겨울

입력 2024-01-03 21:12 수정 2024-01-0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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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릉 산불이 난 지 아홉 달이 지났지만 집을 잃은 주민들은 여전히 조립식 임시 숙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받았던 지원도 중단되면서 어느때보다 추운 겨울을 보낸다고 합니다.

밀착카메라 권민재 기자가 현장에 가봤습니다.

[기자]

소나무가 가득했던 집 뒤편엔 검게 탄 나무만 남았습니다.

아직까지도 산사태 위험이 있어서 얼마전에 옹벽을 새로 설치했다고 하는데요.

이쪽이 주민들이 살고 있는 임시 숙소, 조립식 주택인데 이렇게 벽돌과 판넬로 바람막이를 만들어 뒀습니다.

7평 남짓한 이 조립식 주택에서 익숙한 물건은 불이 나던 날 입고 있던 작업복뿐입니다.

[김형택/강릉 경포 산불 이재민 : 추억들 사진들 다 타고…그런 생각 하면 힘들어요. 정말.]

아홉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날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김복례/강릉 경포 산불 이재민 : 4월 11일 8시 20분경. 바람이 엄청 불었잖아. 그날.]

화재 이후 처음 맞는 겨울은 유난히 더 춥습니다.

[김현숙/강릉 경포 산불 이재민 : 집에선 이렇게 하고 있는 거지. (솜바지를) 시장에서 하나씩 다 사 입었죠.]

문을 닫아도 찬기운이 계속 들어와서 이렇게 방한용 비닐을 둘러뒀습니다.

집 안쪽인데요.

벽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서요, 이렇게 단열재를 하나 더 붙여뒀습니다.

창문으로는 찬바람이 계속 들어와서 이불을 하나 둘러뒀는데 그래도 바람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전기판넬로 된 바닥은 이불을 깔지 않으면 금세 차가워집니다.

[최영주/강릉 경포 산불 이재민 : 잘 안 데워지는 거 같아요 이게. {엄청 차갑네요. 안 켠 것 같이.}]

다시 돌아갈 곳도, 돌아갈 수도 없다는 게 더 절망적입니다.

[최영주/강릉 경포 산불 이재민 : 며칠 전에 얘기를 하더라고요. 둘째가 이제 올해 이제 8살이거든요. '엄마 옛날 경포집 보고 싶지 않아?']

[우승유/강릉 경포 산불 이재민 : (옛날 집엔) 장난감도 놀이방도 있었고… {여기는?} 없어요.]

보상금이 나왔지만 다시 뭔가를 시작해보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최군자/강릉 경포 산불 이재민 : (펜션) 10억짜리 내가 이 나이에 거기다 또 지어서 어떻게 갚냐고…]

아홉달 간의 전기세 지원도 다음달이면 곧 끝납니다.

[김형택/강릉 경포 산불 이재민 : 이번 달에도 22만원인가 그래요.]

2022년에 먼저 산불을 경험한 김옥자 할머니의 집은 전기세 지원도 모두 끊겼습니다.

[김옥자/강릉 옥계 산불 이재민 : '전기세라도 좀 감해주는 게 없나?' 이러니까 (아들이) '어머니 그런 거 자꾸 바라느냐고' 이러더라고.]

그나마 있던 컨테이너 무상임대도 올 봄이면 끝납니다.

하루아침에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이제 작은 연기만 봐도 겁이 난다고 했습니다.

재난이후의 삶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필요합니다.

[작가 유승민 / VJ 김한결 / 취재지원 황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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