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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클뉴스] '화석연료'만 넣고 '퇴출'은 없는 COP28 합의문…여진 계속

입력 2023-12-14 16:40 수정 2023-12-14 16:55

유엔 사무총장 "화석연료 퇴출은 피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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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 "화석연료 퇴출은 피할 수 없어"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COP28 최종합의문에 대한 성명을 읽고 있습니다. (14일 현지시간)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COP28 최종합의문에 대한 성명을 읽고 있습니다. (14일 현지시간)

국제사회가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모인 제28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8)가 현지시간 13일 막을 내렸습니다. 올해 최종 합의문에 '화석연료'가 언급은 됐지만,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끝내 담기지 않은 것을 놓고 여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COP28 합의 직후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은 피할 수 없다"며 "그 시기가 너무 늦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두바이에서 열린 COP28 총회 (사진=연합뉴스)

두바이에서 열린 COP28 총회 (사진=연합뉴스)

21쪽 분량 합의문에는?


COP28 참가국들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탈화석연료 전환'에 합의했습니다. 합의문에는 '화석연료'에서 벗어나겠다는 국제사회의 목표를 처음으로 명시했습니다.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을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공정하고 질서정연하고, 공평한 방식으로 에너지 체계에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전환을 개시할 필요가 있다"고 합의문에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화석연료'를 공식적으로 지목했다는 점입니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첫 총회 이후 당사국들이 화석연료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공동의 움직임에 합의한 것은 28년 만에 처음입니다.

그러나 100여개국 요청으로 당초 합의문 초안에 들어갔던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는 막판에 빠졌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과 인도 등 석탄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입니다.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진행되는 동안 활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제28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가 진행되는 동안 활동가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 들고 있는 현수막에는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COP28 점수는? "10점 만점에 3.8점"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 조사기관 블룸버그NEF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COP28에서 진전을 이뤘어야 하는 10개 분야의 점수를 매기고 성과를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종합 점수는 10점 만점에 3.8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해 열린 COP27의 점수보다 0.1점 높지만, 재작년 COP26보다는 2.2점 낮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합의문에 대해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기 위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43% 줄인다는 UN의 결정을 인정하고 있으나 도달할 수 없는 목표"라며 "오히려 올해 배출량이 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비판했습니다.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 (사진=연합뉴스)

술탄 아흐메드 알자베르 COP28 의장 (사진=연합뉴스)

산유국 무대 된 기후총회..."예견된 결과"


'반쪽짜리' 합의문은 COP28 시작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습니다. 세계 6위 석유 수출국인 아랍에미리트에서 총회가 열린 데다, 올해 의장으로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의 최고경영자인 술탄 알 자베르가 지목됐기 때문입니다.

알 자베르 의장은 화석연료 감축을 "전 세계를 선사시대로 되돌려 놓는 행위"로 비유하며 "1.5도 온도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화석연료 감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하이삼 가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은 현지시간 6일 회원국에 "화석연료를 대상으로 한 어떠한 합의안이나 해법도 적극 거부하라"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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