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월'은 과연 올해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에 다시 표를 몰아줄까요? 벽(wall)에 민주당 색인 파란색(blue)을 입혀서 '블루 월(blue wall)'이라고 부르는데요. '블루 월'이란 미국 50개 주 중에서도 선거 때마다 민주당을 대체로 밀어줬던 주들을 말합니다.
올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지목한 직후인 현지시간 6일 펜실베이니아 유세장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사진=로이터 캡처〉
'블루 월'이 생긴 건 1992년 대선부터입니다. 18개 주와 워싱턴 DC는 1992년에 당시 민주당 후보 빌 클린턴을 찍더니 2012년까지 내리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습니다. 그 사이 6번이나 대선이 치러졌지만, 이탈하는 주 하나 없었습니다. 그렇게 '블루 월'은 단단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2016년 대선 때 '블루 월'에 균열이 갑니다. 당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에게 당연히 몰표가 갈 줄 알았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던 것이지요. 공화당 후보이던 도널드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20명), 미시간(16명), 위스콘신(10명), 이 3개 주에서 근소한 차이로 이기면서 선거인단을 쓸어갔습니다.
내리 20년 민주당에 표를 던졌던 '블루 월'에 2016년 대선 때 균열이 갔다. 펜실베이니아(PA), 미시간(MI), 위스콘신(WI), 3개 주가 당시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로 돌아섰다. 〈사진=270towin 캡처〉
금이 갔던 '블루 월'을 복원한 건 2020년 대선 때입니다. 당시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이 3개 주를 도로 찾아온 것인데요. 이들 주는 한때 호황이었던 제조업이 쇠락하자 표심도 엎치락뒤치락하는 곳이 됐습니다. 2016년에는 트럼프가 내세운 보호 무역주의가 먹혔고, 2020년에는 또 아니었습니다. 이번에 민주당이 친노동자 성향의 부통령 후보 팀 월즈를 '블루 월즈'라고 부르며 표심을 당겨오기를 기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민주당이 '블루 월'을 되찾은 건 2020년 대선 때. 펜실베이니아(PA), 미시간(MI), 위스콘신(WI) 등 3개 주 표심이 빨간 색에서 4년 만에 파랗게 바뀌었다. 〈사진=270towin 캡처〉
간신히 재건한 '블루 월'을 올해는 지킬 수 있을지 민주당은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여론조사 상으로는 아직까지 민주당이 앞서 있습니다. 최근 전국 단위 여론조사를 뉴욕타임스가 종합한 결과(현지시간 13일 기준), 오차범위 안이긴 해도 미시간(해리스 49%, 트럼프 47%), 위스콘신(해리스 50%, 트럼프 48%)에서 해리스가 우위입니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해리스와 트럼프 두 사람이 48% 동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표심이 오락가락하는 3개 주 중 미시간과 위스콘신은 현지시간 13일 기준 오차범위 내에서 해리스가 우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욕타임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