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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공부하러 한국 온 이란 공학도…반년 만에 슬픈 송환

입력 2022-11-04 20:30 수정 2022-11-0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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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현장에서 뉴스룸을 전달해드리고 있습니다. 희생자 대부분은 발인을 끝으로 우리 곁을 떠나갔습니다. 하지만 아직 장례도 치르지 못한 희생자도 있습니다. 올해 봄 박사 과정을 공부하러 한국에 온 이란인 유학생은 사고 일주일만인 내일(5일)에야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권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주인이 사라진 책상은 추모공간이 됐습니다.

"함께 한 기억을 보물처럼 간직하겠다"는 학생과 동료들의 쪽지와 꽃 캠퍼스 곳곳에서 찍은 사진으로 채웠습니다.

서툴지만 또박또박 연필로 눌러 쓴 한글 학습지도 보입니다.

서른 살인 이란인 A씨는 의료공학 박사과정을 밟기 위해 지난 봄, 처음 한국을 찾았습니다.

연구실에서 함께 일한 동료들은 나중에 온 다른 유학생도, 멀리 있는 가족도 살뜰히 챙긴 그의 따뜻한 마음을 기억합니다.

[수리야/인도 유학생 : 처음 왔을 때 어디서 지내야 할지도 몰랐고 전부 몰랐어요. 근데 그 친구가 모든 걸 도와줬어요. 저한텐 언니 같았어요.]

[에마드/이집트 유학생 : 오빠한테 노트북 사주고 싶다고, 어떤 걸 사주면 좋을지 물어봤었어요. 기뻐했어요.]

단풍을 볼 수 있는 연구실 앞 벤치를 좋아했습니다.

[수리야/인도 유학생 : 힘든 일이 있거나 마음이 버거울 때 여기 앉곤 했거든요. 아직도 여기 있는 것 같아요. 같이 얘기할 것만 같아요.]

[에마드/이집트 유학생 : 정말 보고 싶어요. 우리는 계획이 많았어요. 연구할 것도 있었고 같이 논문도 쓰기로 했고….]

사고 다음 날 새벽, 경찰에서 걸려온 전화에 지도교수와 동료들이 바로 서울에 왔지만 신원확인말곤 할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A씨 지도교수 : 한국에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제약적이더라고요. 주로 대사관을 통해 가족들에게 연락하는 방법 뿐….]

나흘 동안 병원 영안실에 있던 A씨는 내일, 가족들이 있는 이란으로 향합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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