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처럼 '대선 자금 의혹' 수사에서 남욱 변호사 측이 작성한 '돈 전달 메모'는 중요한 단서였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이 메모는 지난해 9월 작성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돈이 모두 간 뒤이고 대장동 수사가 시작된 시점입니다. 이때부터 이미 폭로를 준비했던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9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커지자 남욱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이사 이모 씨에게 메모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건넨 8억 4700만원이 언제, 어디서 전달됐는지의 기록입니다.
지난해 4월부터 8월 사이 네 차례에 걸쳐 돈을 건넸는데, 돈을 줄 때마다 메모를 남긴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전달 과정을 정리한 겁니다.
지난해 9월은 검찰이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해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던 시기였습니다.
당시 가족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 있던 남 변호사가 귀국 이후 검찰 조사를 대비해, 돈이 오간 메모를 작성하게 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상황 변화에 따라 폭로용이 될 수도 있던 겁니다.
특히 이달 초, 유 전 본부장이 검찰에 '선거자금 명목으로 김 부원장에 돈을 건넸다'고 밝히자, 이 씨 본인이 보관하던 메모를 검찰에 곧바로 제출했습니다.
또 이 메모대로 남 변호사와 정민용 회계사 등이 돈의 규모와 전달 시기, 장소까지 모두 같은 진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