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엿새 만에 '뒤늦은 사과'…진정성도 알맹이도 없었다

입력 2022-10-21 19:59 수정 2022-10-2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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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뒤늦게 고개를 숙인 SPC 소식으로 뉴스룸을 시작합니다. SPC 계열사인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가 숨진 지 엿새째입니다. 이제서야 공개석상에 나온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책임을 통감한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1천억원을 투자해 안전을 강화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뉴스룸과 인터뷰한 피해자 유족은 기사를 통해 회장의 사과를 봤다며 SPC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소비자들도 알맹이 없는 대책,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사과에 싸늘합니다.

첫 소식, 공다솜 기자입니다.

[기자]

[국민 여러분께 사과를 드리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과 임원진들이 고개를 숙입니다.

지난 15일 계열사인 SPL 평택공장에서 스무세살 여성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끼어 숨진 사고가 난 뒤 엿새 만입니다.

허 회장은 준비한 사과문을 읽었습니다.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였습니다.

[허영인/SPC그룹 회장 :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안 들려요!}]

이후 마이크를 조금 더 가까이 대고 회견을 이어갔습니다.

[허영인/SPC그룹 회장 : 이번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있으며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습니다.]

재발 방지 대책도 언급했습니다.

[허영인/SPC그룹 회장 : 사외 인사와 현장 직원으로 구성된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안전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할 수 있도록…]

3년간 천억원을 투자해 안전관리 역량을 강화하겠단 계획입니다.

하지만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란 이유로 취재진과의 질의 응답도 없이 기자회견은 15분 만에 끝났습니다.

SPC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시민단체들은 현장을 찾아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12시간 밤낮 맞교대처럼 숨진 노동자가 겪어야 했던 열악한 근무환경을 어떻게 바꿀지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 않았단 겁니다.

[권영국/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상임대표 : '장시간 노동 이제 끝내겠다. 위험하지 않도록 물량 (생산) 속도를 조정하겠다' 이런 얘기를 해야 진정성이 있는 거죠. 이건 잘못된 거죠.]

유족 측은 오늘(21일) SPL과 강동석 SPL 대표이사 등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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