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내일(15일)이면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서도 시작이 된 지 1000일 입니다. 지금은 제법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고 환자도 많이 줄긴 했지만, 아직도 하루에 2만 명 넘게 코로나에 걸리고 수십명씩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특히, 80세 이상 고령층은 백신을 많이 맞았다곤 하지만 백 명 가운데 두 명이 숨지고 있습니다.
지난 3년 정도의 시간 동안, 코로나가 우리 사회에 남긴 상처들을 정인아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물리치료사로 임용된 35살 천민우 씨는 코로나19가 터지자 방역업무를 도맡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1년 9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김남순/고 천민우 주무관 어머니 : 죽은 얼굴만 실컷 봤어요, 죽고 난 다음에. 엄마 와도 같이 밥 먹을 시간도 없고 그렇다고 못 오게 하더라고. 바쁘니까…]
주 6일, 하루 14시간 일하며 민원인의 막말에 시달렸습니다.
한 달 초과근무는 117시간을 넘기도 했습니다.
엄마에겐 말 못한 채 동료에게 푸념했던 "이런 취급을 받는 나 자신이 초라하다"라는 말이 유언이 됐습니다.
[김남순/고 천민우 주무관 어머니 : 보고 싶다. 그 말밖에 못 하겠어요. 많이 보고 싶어.]
코로나를 막는다며 제대로 된 보상 없이 2년 넘게 이어진 거리두기도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수많은 사장님이 사채로 빚을 돌려막다 신용불량자로 전락했습니다.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는 알려진 숫자만 26명입니다.
서울 광화문에는 치워지지 못한 영정사진들이 있습니다.
백신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입니다.
백신 접종 뒤 숨진 1천925명 가운데 정부가 인과성을 인정한 사람은 8명뿐입니다.
[장성철/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부회장 : 저희 피해를 입은 가족들은 평생 일상회복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평생 살아가면서 그 아픔을 잊거나 씻을 수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는 지난 1,000일 동안 우리 사회를 멈추게 했습니다.
일상회복은 시작됐지만 상처는 여전히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