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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cm 남짓 공간에서 숨 쉬며 10시간 넘게 버틴 생존자들

입력 2022-09-07 19:57 수정 2022-09-0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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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 주차장 생존자 2명은 30센티미터 남짓 공간에 몸을 피하고, 배관을 붙잡은 채 10시간 넘게 버텼습니다. 구조대도, 주민들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의심했던 순간 기적이 일어났던 겁니다.

박창규 기자입니다.

[기자]

멀리 사람 형체가 보이자 소방대원들은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준비해. 준비해.]

윗옷을 벗은 남성을 둘러싸 안고 함께 물을 빠져나옵니다.

주민들은 환호하고

[감사하다.]

13시간 만에야 바닥을 밟은 남성은 꾸벅 인사 합니다.

어제 새벽 6시 반쯤 지하 주차장에 고립됐다가 오후 8시 15분 구조된 39살 남성 전 모 씨입니다.

전 씨는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버텼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반 뒤인 오후 9시 40분쯤.

또 사람 모습이 보입니다.

구조 대원이 안고 나오는 여성, 눈을 감고 큰 숨을 쉽니다.

두 번째 생존자 52살 김 모 씨입니다.

박수가 터져 나오는 순간, 김 씨는 크게 울었습니다.

둘 다 물이 가득 찬 주차장에서 10시간 넘게 버텼습니다.

전 씨는 주차장 출구 근처에서 발견됐고 김 씨는 주차장 안쪽 깊이 들어간 곳에서 구조됐습니다.

물은 천장까지 차올랐지만 한 뼘 남짓 공간을 남겼습니다.

이후 조금씩 물이 빠지면서 30cm 정도 공간이 나오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 30cm가 사람을 살렸습니다.

전 씨는 오수 배관에 매달려 얼굴만 내민 채 구조를 기다렸습니다.

김 씨는 주차장 배관 위 작은 공간에 엎드려 있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하는 순간.

구급 대원들은 저체온증을 호소하는 김 씨를 이불로 덮었습니다.

그래도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만큼 힘들고 무서운 시간이었습니다.

김 씨는 아직 아무 말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오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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