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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못 낸 '손배소'…대우조선해양 갈등 불씨는 여전

입력 2022-07-22 21:24 수정 2022-07-2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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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수천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에 노동자들이 직면할지의 문제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원청과 하청의 굴레, 그 안에서 노동자들이 짊어질 무게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해선 기자입니다.

[기자]

선박 만드는 도크 앞 철망에는 리본이 걸렸습니다.

51일 동안 하청 노동자들이 앉아서 구호를 외치던 곳.

'우리는 살고 싶다'는 문구가 남았습니다.

살고 싶다 적은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지난 2015년 13만 명이던 하청 노동자는 지금 5만 명으로 줄었습니다.

사실상 해고지만 계약직이라 퇴직금은 없습니다.

[양동규/민주노총 부위원장 : 가족과 함께 먹고살 수 있는 임금을 달라 하는 것이 불법이라고요? 이 주제에 합법, 불법이 어딨습니까.]

남은 노동자들은 시간당 9천 원 조금 넘는 최저 수준 임금을 받습니다.

그나마 못 받아도 호소할 곳이 없습니다.

[김 모씨/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21년 차 발판공) : 보통 10년, 20년 경력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폐업을 경험했습니다. 4대 보험 체납이라든가 임금 체불을 당하고 있습니다.]

가장 위험하고 거친 일은 하청 노동자들에게 주어졌고, 몸이 잘리고 부러져도 산재 신청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외친 구호, "살게 해달라"입니다.

[김형수/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 조선하청지회장 : 여기에 사람이 있다. 하청 노동자도 사람이다. {사람이다. 사람이다.}]

외쳐도 변하지 않는 환경.

지난달 22일 유최안 씨는 철제 감옥을 용접해 스스로 가뒀습니다.

[어떡해 이걸…]

하지만 하청 노동자들의 외침은 불법으로 규정됐고,

[뭐 빨리 불법행위를 풀고 정상화시키는 게 국민 모두가 바라는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것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겁니다.]

조선소 주변으로 경찰력이 집결하면서 긴장감은 높아졌습니다.

노사 협상은 내내 교착이었습니다.

사측은 파업으로 난 손실이 7천억 원이라고 주장하며 배상 청구하겠다고 고집했습니다.

협상이 겉도는 사이, 원청 노동자들은 '이러다 다 죽는다'고 소리쳤습니다.

[원청 노동자 : 저들만 아니면 우리가 이렇게 고생할 이유가 없습니다.]

1만3천여 명이던 원청 직원들도 지난 몇 년, 동료 4천여 명이 떠나는 걸 지켜봐야 했습니다.

각자 절박한 사연이 있습니다.

갈등의 골은 깊어졌고, 오래 해결되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서 일단 파국은 막았습니다.

하지만 수천억 원대 손해 배상 면책 문제는 아직 명확히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원청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의 '노노 갈등'도 이제 시작입니다.

하청 노동자들의 앞날이 여전히 험난한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공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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