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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은 빨랐고, 회복은 느렸다"…극한투쟁 나선 이유들

입력 2022-07-20 19:51 수정 2022-07-2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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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청 노동자들이 내건 구호의 첫머리는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입니다. 자신들의 파업에 곱지 않은 시선이 적지 않다는 걸 스스로도 알고 있는 것이죠. 그럼에도 극한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말합니다.

현장의 목소리, 이가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스스로를 좁은 쇠창살에 가둔 하청 노동자 유최안 씨.

[유최안/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회장 : 언제나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하청노동자가 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이것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가 원하는 건 노동자로서 기본 권리를 가지겠다는 겁니다.

[유최안/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회장 : 차별당하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원합니다. 그동안 빼앗겼던 임금 원상회복하고 하청노동자도 노동조합 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원합니다.]

2014년 조선업이 호황이었을 때 업계 전체 하청 노동자는 13만 명.

하지만 지난 5월 말 기준, 하청노동자는 5만2138명.

불황을 거치며 60%가 해고됐고, 남은 자들의 실질 임금도 줄었습니다.

불황 땐 가장 먼저 타격받고, 회복 땐 가장 늦게 혜택을 되찾는 삶입니다.

[유최안/대우조선 하청지회 부지회장 :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 싸우고 있는 겁니다. 대한민국 모든 비정규직 하청노동자가 똑같은 입장에 있을 거라고 봅니다. 차별당하지 않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원합니다.]

하청 노동자들이 일하는 이 조선소에서 20년 넘게 급식 조리일을 해온 김모 씨.

이번 점거 농성 노동자들이 먹던 밥도 매일 김씨 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김모 씨/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급식노동자 : 보면서도 안타까웠을 때가 많았어요. 점심식사 시간에 오시면 그분들 옷을 보면 진짜 눈물이 날 정도로 땀에 절고, 땀 냄새나고 이런 거 보면서 마음이 참 아플 때가 있었는데 어쨌든 빨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배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조선소에서 없어선 안 될 업무지만 김씨의 일도 고되긴 마찬가지입니다.

[김모 씨/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급식노동자 : 5년 이상 넘어가면 우리는 거의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해요. 허리가 많이 아프고 손가락이라든지 어깨라든지.]

역시 하청 노동자인 김씨가 버는 돈은 근속수당을 포함해야 간신히 최저임금을 넘기는 수준입니다.

세계 1위라는 조선업.

정작 이 일터의 현실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게 하청 노동자들의 목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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