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웃 나라로 탈출하는 피란민 행렬은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 아기들이 추위와 고된 피란길에 지쳐 부모 품에서 잠든 채 국경을 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습니다.
먼저 이 소식부터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 검문소에서 김지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아기를 안고 우크라이나 국경을 건너오는 가족.
걸음이 느린 노모는 국경 너머 폴란드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족이 반갑게 맞아주자 끝내 울음을 터뜨립니다.
국경을 넘어온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기는 품에 안겨 자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국경 검문소엔 가족의 품에 안겨 자고 있는 아기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어머니가 짐 정리를 하는동안 형의 품에 안겨 자고 있는 이 아기는 태어난지 15개월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리나/우크라이나 피란민 : (제 아들들은) 16살 1살이에요. 남편은 키이우에 남아있죠. 기차에는 남성은 없고 여성과 아이들 뿐이에요. 키이우에는 저희 엄마가 남아있어요. 나이가 많으셔서 오지 못했어요. 폭격소리를 듣는건 너무 힘든 일이이에요. 아이와 노인들에게 너무 무섭고 힘든 일이고요.]
인터뷰 내내 잠을 자고 있던 아이와 함께 이리나의 가족은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로 이동하기로 했지만, 그 이후는 어떻게 해야할지 아직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남성들이 나라를 떠나지 못하게 되면서 국경에는 이처럼 아이들과 여성 가족들로 붐빕니다.
제 뒤로 보이는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폴란드로 넘어오려는 피란민들이 줄을 지어 서 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피란민은 약 140만명.
끝날 기미가 없는 전쟁에 그 행렬은 더 길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