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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의 기후 1.5] "앞으로 5년이 관건…에너지전환 못 하면? 충격 못 견딜 것"

입력 2021-11-01 09:32 수정 2021-11-01 15:12

'먼 미래'에서 '내 일'로 찾아온 기후변화 (103)

탄소중립의 핵심 에너지전환
에너지전환을 이야기하고자 모인 각계의 인물들
방송인 타일러 라쉬, 유튜버 과학쿠키,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박사, 그린피스 장다울 정책전문위원
실감형 에너지박물관 프로젝트 참여자 릴레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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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미래'에서 '내 일'로 찾아온 기후변화 (103)

탄소중립의 핵심 에너지전환
에너지전환을 이야기하고자 모인 각계의 인물들
방송인 타일러 라쉬, 유튜버 과학쿠키,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박사, 그린피스 장다울 정책전문위원
실감형 에너지박물관 프로젝트 참여자 릴레이 인터뷰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으로의 여정에 있어 작다면 작은, 크다면 큰 한 걸음을 내딛게 됐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우여곡절 끝에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국무회의를 통과했습니다. 단순한 '안'이 아닌, 공식적인 '계획'이 된 것이죠. 한쪽에선 '턱없이 부족한 목표'라는 비판이, 다른 한쪽에선 '지나치게 가혹한 목표'라는 비판이 여전하지만 말입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면, 197개 당사국이 모인 COP26,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31일부터 막을 올렸습니다. 파리협정 이행 원년에 열린 첫 총회로, 연재의 제목이기도 한 '1.5℃'라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막기 위해 각 나라가 서로의 의견과 대책, 건의사항 들을 이야기하는 자리입니다. 특히, 이번 총회에선 이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별도의 '특별 정상회의'가 11월 1~2일 양일간 열립니다. 여기엔 우리나라의 문재인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 독일, 프랑스 등 각국 정상들의 참석할 예정입니다.

공식화한 목표에 따른 미래 우리나라의 에너지 모습은 어떨까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에너지 부문은 산업이나 수송 등 다른 여러 부문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양의 감축을 목표로 합니다. 2030년, 에너지(전환)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2018년 대비 1200만톤가량 줄인다는 목표인데, 감축률(%)을 기준으로 본다면 전환 부문의 감축률은 44.4%로 폐기물(46.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화석연료의 이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도 전환 부문의 감축이 두드러집니다. 최종으로 통과된 시나리오는 A안과B안 총 두 가지. 두 안 모두 석탄화력발전 '제로'를 기초로 합니다. A안의 경우 석탄뿐 아니라 LNG 역시 '제로'로, 발전에 있어 궁극적인 '탈화석연료'에 나섭니다. B안의 경우 LNG는 일부 남아있지만, 전체 발전비중에서 LNG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합니다. 반면 재생에너지의 경우 60.9%(B안)~70.8%(A안)로 대대적인 에너지전환이 예고됐습니다. 2030년 목표도, 2050년 시나리오도 모두 에너지전환이 핵심인 겁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에너지전환은 그저 '새로운 발전원의 등장'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쉽게 보지 못 하는 곳에서 대량으로 전기를 만들어 보냈던 중앙집중식 전력 시스템이 분산형 시스템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전기가 만들어지는 장소가 곳곳으로 퍼지는 것만도 아닙니다. 전기를 만드는 쪽과 이용하는 쪽이 분명히 나뉘었던 지난날과 다르게 이젠 프로슈머(생산자+소비자)가 등장하는 겁니다. 발전소에서 가정으로, 혹은 발전소에서 공장으로 '일방통행'을 해왔던 전기는 이제 양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이렇게 고도화된 전기의 흐름을 관리하기 위해선 전기와 함께 수요와 공급에 관한 정보도 실시간으로 오가야 하고요. 안정적인 송배전과 방대한 데이터의 이동을 책임질 '망'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집니다. 바로 스마트그리드가 필수 요소인 셈이죠. 과거 014☆☆ 번호로 전화선을 이용해 인터넷을 이용하다 광케이블을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처럼 전기가 흐르는 망이, 우리의 전기 이용이 고도화하는 거죠.

이처럼 고도화하고, 효용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이용자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가정용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 각자의 사용 패턴에 맞는 서비스를 선택하는 것처럼 전기 역시 마찬가지로 변할 수 있는 것이죠. 너무도 오랜 시간, 우리는 그저 단일 요금제로 별다른 고민 없이 전기를 이용해왔던지라 어색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항상 선택을 해왔습니다.

주유소를 예로 들어볼까요. 주유소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유종이 무엇이냐에 따라 리터당 기름의 가격은 달랐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최저가'를 자랑하는 주유소엔 매일 주유를 기다리는 차들로 장사진이 만들어졌죠. 과거엔 이러한 최저가 주유소를 찾으려면 신문 기사를 보거나 소문을 듣는 방법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누구나 간단히 앱을 통해 주유소별 판매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이젠 전기를 선택하는 것도 조금씩 낯설지 않은 일이 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덕분입니다. 어디에 설치된 충전기인지, 그 충전기를 운영하는 회사가 어디인지, 충전하는 속도가 얼마나 되는지 등등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니까요. 누군가는 최대한 낮은 가격으로 많은 전기를 이용할 수 있는 경제적인 선택을, 누군가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도 빠른 속도와 충전 용이성을 통한 편익을 추구하는 선택을 하는 겁니다.

재생에너지가 주요 발전원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 과정에서도 전기를 이용하는 이의 선택권은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원활한 수출을 위해 재생에너지의 이용이 필수적인 기업이라면, 비싼 가격에도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듯 재생에너지만을 찾아서 쓰고 싶은 개인이라면 누구나 이를 찾아서 쓸 수 있는 겁니다. 지금껏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지 못했던 '묻지마 전기'가 아닌 '투명한 전기'가 가능해지니까요.

에너지전환을 알리기 위한 VR 에너지박물관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들. (좌측부터) 방송인 타일러 라쉬, 과학 유튜버 '과학쿠키' 이효종, 박상욱 JTBC 기자, 이유진 대통령소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 위원,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에너지전환을 알리기 위한 VR 에너지박물관 프로젝트에 참여한 인원들. (좌측부터) 방송인 타일러 라쉬, 과학 유튜버 '과학쿠키' 이효종, 박상욱 JTBC 기자, 이유진 대통령소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 위원, 장다울 그린피스 정책전문위원.
이 모든 것은 에너지전환을 통해 가능한 일입니다. 이러한 전환의 이유를 설명하고, 전환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기 위해 5명이 모였습니다. 우리 지구와 지속가능성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책으로 펴낸 방송인 타일러 라쉬,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을 쉽게 풀어주는 과학교사 출신 유튜버 과학쿠키, 탄소중립위원회에서 고군분투 중인 녹색전환연구소 이유진 박사, 에너지전환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그린피스 장다울 정책전문위원, 그리고 103주째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이야기하고 있는 기자 본인까지. 각각의 생각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이들이 생각하는 방향은 모두 같았습니다. 2050년 탄소중립은 당면한 과제일 뿐 아니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목표라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선 에너지전환이 필수라는 것. 이들은 360도 영상과 VR 기술을 접목한 '실감형 에너지박물관' 프로젝트에 참여해 전환의 이유와 역사, 방법과 미래에 대해 설명할 계획입니다.

지난주에 이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이 갖고 있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생각을 들어봅니다. 방송인 타일러 라쉬, 과학 유튜버 '과학쿠키'에 이어, 이번엔 이유진 박사입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Q. 탄소중립에 있어 에너지전환이 핵심으로 꼽히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중에서 86%가 에너지 부문에서 배출이 됩니다.

2018년도 기준으로 전력 분야의 배출 비중은 37%에 달하는데요, 그게 다 석탄발전소와 가스발전소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그리고 산업 부문에서 36%를 배출하는데요. 산업 공정에서의 배출도 있지만 산업계가 이용하는 석탄이나 석유, 가스 등에서의 배출 비중도 큽니다. 여기에 추가로 에너지가 필요한 곳은 더 있죠. 교통 부문이라든지 건물에서 냉난방을 할 때에도 쓰이는데요, 이처럼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화석연료에서 비롯된 에너지가 쓰이고 있는 겁니다. 이 때문에 기후위기 대응이나 탄소중립에 있어서 에너지가 너무나 중요한,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Q.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이제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사실 재생에너지의 확대라는 것이 단순히 '새로운 발전원의 추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듯한데요, 발전 시설과 송배전망 등 여러 요소들이 서로 톱니바퀴처럼 얽히고설킬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현대 산업사회라는 큰 체계를 굴리는 '에너지 시스템'에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중앙집중식 에너지 시스템에선 재생에너지는 그 시스템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중앙집중식 시스템 하에서 석유, 석탄, 가스 등 화석에너지와 더불어 원자력까지. 많은 전기를 한꺼번에 생산할 수 있는 발전원을 중심으로 에너지 체제를 만들어왔습니다. 공급 중심의 시스템인 셈이죠.

그래서 크게 석탄과 원전 두 축을 중심으로 한 공급체계, 시장체계, 인력 양성체계, 기술 R&D 체계까지 만들어져왔고요. 지금까지는 이러한 시스템으로 돌아갔다보니 재생에너지라는, 국내에서 아직까지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에너지원이 비중을 확장하려 할 때, 기존의 에너지 시스템을 흔들지 않고서는 어려운 겁니다. 여러 톱니바퀴 속 작은 비중으로 끼어있던 재생에너지가 비중을 늘려야 하니까요. 그래서 우리가 재생에너지 확대를 이야기하고, 준비하고, 이행할 때엔 단순히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늘리는 것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에너지 시스템을 어떻게 큰 틀에서 바꿀 것인가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거죠.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또, 밀도가 낮고,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곳곳에 흩어져있기도 하고… 예를 들면, 태양광은 해가 떠야 전기를 만들고, 풍력은 바람이 불어야 전기를 만들기도 하죠. 전기는 공급과 수요, 즉 발전량과 소비량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하는데. 이러한 '안정성'이 핵심인 전력망에 간헐적인 에너지인 재생에너지가 들어오면 '주파수'라고 하는 안정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전력망 운영이 매우 어려워지는 것이죠.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의 확대는 그에 걸맞은 망, 그리드를 구축하는 것과 함께 가야합니다.

재생에너지가 그리드와 함께 안정성을 유지하며 잘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그리드' 기술입니다. 간헐성을 보완하는 똑똑한 전력망을 의미하죠. 에너지전환의 핵심적인 키워드 중 하나로 '스마트그리드'를 꼽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를 확대할 때, 우리의 전력운영시스템, 전력망이 디지털 기술과 만나 똑똑해지고 더 스마트하게 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Q. 그렇다면, 그 시스템은 어떤 방향으로 바뀌게 되는 건가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화석연료 발전량을 넘어섰다는 해외 사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에선 '재생에너지 확대가 쉽지 않다'는 회의적인 목소리도 많은 편입니다.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그리고 정말 가능할까요?

“사실 재생에너지원만 딱 늘린다는 게 아니라 이를 둘러싼 에너지 시스템도 바뀌어야 하고, 산업 구조도 바뀌어야 합니다. 이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는 경제의 양적 성장과 팽창을 중심으로 하는 체제에서 질적 발전을 위한 시스템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래도 조금은 희망적인 게, 이전까지 각 에너지원별로 온실가스 배출 문제들이 거론되어 왔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특히 석탄화력발전같은 경우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2017년에만 하더라도 '지금 우리 석탄발전소 지어도 된다!' 이랬던 시장과 정부의 신호가 '이제는 석탄발전소는 끝났어, 좌초자산이 될 거야'라는 신호로 바뀌게 된 것이죠. 이렇게 사회가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 같습니다.

가장 값싸고 경제적이라고 여겨졌던 석탄화력발전소가 최근 2-3년 사이에 '좌초자산'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내기까지는 미세먼지라든지 기후위기 등 실질적인 위협의 심화뿐 아니라 사회적인 노력이라든지 시민들의 의식 변화 등이 함께 영향을 미쳤던 것 같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여전히 시민들의 목소리와 행동의 힘, 기후위기에 대응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 등이 조금씩 사회의 변화를 부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Q. 그런데 이러한 변화를 두고 '노력한다'고 표현할 수도 있지만, 다시 말해 '돈을 쓴다', '재원을 투자한다'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전환을 위한 재원마련과 같은 현실적인 과제들은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스마트그리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까지 모두 다 돈이고 비용입니다. 이제는 에너지전환을 위해 소요되는 구체저인 비용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이 비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하고 인색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나라의 전기 요금에 대해서 실제 환경적인 비용, 사회적 비용을 제대로 반영하는 논의를 체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전기 요금이 우리보다 비쌌던 유럽뿐 아니라 최근엔 중국도 전기 요금의 '가격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그 가격 개혁의 방향은 재생에너지가 그리드(전력망)에 잘 들어올 수 있도록 '녹색 전력 요금 체계'를 만든다던지, '배전 단위 전기 요금 체계'를 만든다던지, 또 '에너지 저장 장치에 대한 비용 체계'를 수립을 했습니다. 이젠 우리도 어떻게 해야 실질적으로 에너지전환을 할 수 있는지, 또 거기에 드는 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내놓고 함께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비용 부담 없는 에너지전환은 어려울 테니까요.”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Q. 에너지전환에 나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반대로 이러한 변화, 전환에 나서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를 맞닥뜨리게 될까요?

“일단 국제적인 규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는 룰(규칙)이 많습니다.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배출을 관장한 교토의정서 체제를 지나, 올해 2021년도부터 파리협정이 본격적으로 발효되죠. 이와 더불어 탄소중립에 관한 논의는 더욱 가속화하고 있고요. 이를 통해 대기 중에 탄소를 배출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규제하거나 탄소국경조정제도, 탄소발자국, 탄소세, 배출권 거래제 등 제도를 통해 그 행위에 비용을 부과하게 됩니다. 그래서 에너지전환이라는 것이 그저 환경에 관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산업과 일자리, 통상과도 연결되는 겁니다. 한국사회가 이런 에너지전환을 하지 못한다면, 일자리를 비롯해 산업적, 경제적 충격은 견딜 수 없을 정도일 테고요.

특히 RE100(Renewable Energy 100, 100% 재생에너지 이용에 나선 기업들의 모임) 같은 경우만 보더라도, 100% 재생에너지만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기를 요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과의 비즈니스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기업들도 RE100을 해야 하는데, 현재 한국에서의 RE100 환경은 녹록지도 않죠.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용량이 RE100을 달성할 만큼 늘어나지 않게 되면, 사실 이 RE100 때문에라도 한국기업들이 국내가 아닌 해외로 이전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고용 충격이 찾아올 거라고 생각하고요.

또 멀게는, 기후위기가 심화함에 따라 이를 막지 못 한 것에 대한 피해비용도 피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동안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것을 비용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치러야 하는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날 거라고 예상합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이제 2020년에서 2030년까지의 감축목표인 2030 NDC(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상향했고, 그걸 지키려면 반드시 에너지전환을 해야 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사회가 매우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사회적인 활력 등이 떨어지고 있죠. 그렇다면, 고령화가 더 가속화하기 이전인 지금부터 2026년까지 5년의 시간, 현재부터 2030년까지의 시간 중 초반 5년이 우리나라 전환의 방향을 가늠할, 너무도 중요한 시간이라는 생각입니다.”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Q. “에너지전환은 ○○이다.”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에너지전환은 '내가 필요한 전기는 내가 만들어 쓰는 시민 발전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멀리서 왔던, 어떤 에너지로 만들었는지도 몰랐던 그 전기를 매일매일 쓰기만 했던 것에서의 변화를 의미합니다. 이젠 깨끗하고 안전한 재생에너지로, 내가 필요한 에너지를 시민 개개인이 만들어 쓸 수 있는, 지역에서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쓸 수 있는 '시민 발전소'가 늘어나는 것이 진정한 에너지전환의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가 2050년에 탄소중립사회가 됐다고 한다면, 그 사회에서 우린 어떤 에너지들을 쓰고 있을까요. 대부분의 에너지가 '전기'의 형태로 쓰이게 될 겁니다. 왜냐면 석탄, 석유, 가스가 하던 일을 전기가 대신하게 될테니까요. 또, 그 전기를 생산하는 데에 있어서도 화력발전소가 사라지면서 그 역할을 재생에너지가 많이 하게 될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력화와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감당하기 위해선 결국 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가 결합하는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고요.”

[박상욱의 기후 1.5] "앞으로 5년이 관건…에너지전환 못 하면? 충격 못 견딜 것"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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