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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준전시 상황'이라지만…어린이집 앞 '확진자 컨테이너 병실'

입력 2020-12-09 08:45 수정 2020-12-0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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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준전시 상황'이라지만…어린이집 앞 '확진자 컨테이너 병실'

어제(8일) 오전 서울 신내동에 있는 서울의료원을 찾았습니다.

본원 뒤 공터에선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너비가 8m 정도 되는 컨테이너를 지게차가 들고 내리며 열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취재설명서] '준전시 상황'이라지만…어린이집 앞 '확진자 컨테이너 병실'

서울시는 이 곳에 총 16개의 컨테이너, 48명이 쓸 수 있는 코로나19 확진자 병동을 세울 계획입니다.

지난 주말부터 공사에 들어가서 오는 목요일(10일)이면 완성됩니다.

 
[취재설명서] '준전시 상황'이라지만…어린이집 앞 '확진자 컨테이너 병실'

문제는 공사장 근처에 어린이집이 있다는 겁니다.

주로 서울의료원 의료진과 병원 직원이 자녀를 맡기는 곳입니다.

공사장과 이 직장 어린이집 사이에는 폭 3미터 정도 길이 있습니다.

마침 등원 시간이라 아빠나 엄마 손을 잡은 아이들이 어린이집으로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어린이집' 앞 '확진자 병실', 감염 위험 없을까

직장 어린이집 학부모들과 서울의료원 노조 측은 컨테이너의 구조가 확진자들을 완전히 격리하기 어렵고, 어린이집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걱정을 떨치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어린이집 통학로부터 컨테이너 건물까지는 10m 정도, 어른 걸음걸이로 6걸음 정도가 됐습니다.

 
[취재설명서] '준전시 상황'이라지만…어린이집 앞 '확진자 컨테이너 병실'

우선 컨테이너 내부에 들어가 봤습니다.

컨테이너 하나에 1인실 3개가 나란히 들어가는데, 방 크기는 가로가 2.5미터, 세로가 2.1미터입니다.

2평도 되지 않습니다.

워낙 작다 보니 1인용 침대와 음압기만 간신히 들어갈 정도입니다.

여기에 컨테이너 한 개당 이동식 화장실 2개를 설치합니다.

이 때문에 확진자들이 방에서 나와 화장실을 오가야만 생활할 수 있습니다.

물론 화장실까지 포함해서 격리시설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취재설명서] '준전시 상황'이라지만…어린이집 앞 '확진자 컨테이너 병실'

하지만 몇몇 전문가들은 컨테이너 병실은 구조상 음압병실로 쓰기 어렵고 완전히 바이러스와 격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서울시는 확진자 치료를 위한 컨테이너 병실은 음압병실에 준해 관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린이집 문 앞까지는 거리가 짧게는 10미터, 길게는 30미터가량이 되는데, 감염을 피할 수 있는 거리라는 겁니다.

또한 서울의료원이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만큼 확진자 병동을 세우기 적합해, 부지에 대한 협의를 이전부터 해왔다고 말합니다.

다만 어린이집 앞에 설치하는 것과 관련해 학부모와 이야기하지는 않았다고 했습니다.

해당 업무 담당자는 "확산세가 너무 빨랐고 자세한 내용을 협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설명합니다.

# 실제로 지으면 안 되는 곳일까?

그렇다면 법적으로는 어떨까요?

우리나라 영유아보육법 시행규칙 중 어린이집 설치 기준을 참조해볼만 합니다.

이 시행규칙에는 어린이집이 지어질 곳 50미터 내에 대기질에 유해한 업종이 있거나, 소음이 배출되는 공장, 화재시 폭발 위험이 큰 주유소, 시내버스 차고지 등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취재설명서] '준전시 상황'이라지만…어린이집 앞 '확진자 컨테이너 병실'

그렇다면 병원은 어떨까요?

보건복지부에서는 영유아의 신체적, 사회적 안전에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시설 근처에 어린이집이 들어설 수 없고, 위험시설 또한 어린이집 근처에 세울 수 없다고 말합니다.

위험시설에는 폐기물처리시설, 유흥업소 그리고 전염병원이 들어갑니다.

취지로는 "어린이집은 보육수요·보건·위생·급수·안전·교통·환경 및 교통 편의를 고려해 쾌적한 환경의 부지에 만들어야 한다"고 적습니다.

# '사전에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었을까

 
[취재설명서] '준전시 상황'이라지만…어린이집 앞 '확진자 컨테이너 병실'

서울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준전시 상황'에 가깝다고 표현합니다.

그렇기에 천만명에 가까운 서울 시민도, 의료진도 다같이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이 서울의료원 의료진인 어린이집 학부모들도 컨테이너 병상의 필요성은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감염에 취약한 아이들이 있는 시설인만큼 '안전대책'을 확실히 해달라고 호소합니다.

 
[취재설명서] '준전시 상황'이라지만…어린이집 앞 '확진자 컨테이너 병실'

노조 측이 서울시에 보낸 공문을 보면

-직원, 시설 안전성 검토자료
-직장 어린이집 안전에 대한 계획
-임시병상 운영 계획
-영유아보육법상 의무사항과의 충돌여부

를 고려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서울시도 뒤늦게 병동과 어린이집 사이에 벽이나 울타리를 설치하고 임시병동의 격리수준을 높이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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