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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 방호복 입은 수험생도…49만명 사상 첫 '코로나 수능'

입력 2020-12-03 17:41 수정 2020-12-03 19:44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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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40명 발생했습니다. 이틀째 500명대입니다.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는데, 이런 가운데 오늘(3일) 전국 49만 수험생이 사상 첫 '코로나 수능'을 치렀죠. 초유의 '코로나 수능'인 만큼 수능시험 풍경은 예년과 많이 달랐습니다. 관련 소식을 신혜원 반장이 정리해봤습니다.

[기자]

♬ 날아 - 이승열
모든 것이 무너져있고
발 디딜 곳 하나 보이질 않아
까맣게 드리운 공기가 널 덮어
눈을 뜰 수조차 없게 한대도
거기서 멈춰있지마 그곳은 네 자리가 아냐
그대로 일어나 멀리 날아가기를
얼마나 오래 지날지 시간은 알 수 없지만
견딜 수 있어 날개를 펴고 날아

수험생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에도 수능까지 잘 버텼습니다. 역경 속에 핀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들 하죠. 오늘만큼은 여러분 모두가 존재 자체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입니다. 혹여나 상심하지도 낙담하지도 말고, 오늘은 든든하게 저녁 먹고 푹 쉬면 됩니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도 충분합니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49만3433명으로 역대 가장 적은데요.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50만 명 벽이 처음 깨졌습니다. 그런데 시험장 수는 오히려 늘었죠. 코로나 확산에 대비해 인원을 분산시켰고, 확진 수험생을 위한 병원 및 생활치료센터, 격리 수험생을 위한 별도 시험장도 마련했습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수능을 치르는 확진 수험생은 35명, 격리 수험생은 404명입니다.

[유준재/수험생 : (코로나 때문에 이제 마스크도 쓰고 하셔야 하는데, 이런 적이 처음이잖아요.) 네. 아니, 뭐 연습 많이 해봤고 괜찮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한마디 남기실 수 있는지…)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하고 오겠습니다.]

초유의 '코로나 수능'인 만큼, 시험장 풍경은 예년과 달랐는데요. 원래 같으면 후배들이 교문 앞에 모여 선배들을 응원하는 시끌벅적한 모습을 볼 수가 있었죠.

[보성여고 학생들 (지난해 11월 14일) : 꼭꼭 수능 대박! 꼭꼭 대학 합격! 가자고! 가자고! 수능 대박 가자고! 하자고! 하자고! 대학 합격 하자고!]

[경복고 학생들 (지난해 11월 13일) : 선배님들 파이팅 하시고 모두 다 원하는 대학교에 가시길 바랍니다. 파이팅!]

올해는 앞서 보신 것처럼 상당히 차분했습니다.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정부가 응원 자제를 당부했기 때문인데요. 다만, 입장하는 자녀의 뒷모습을 간절히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모습은 여느 수능 때와 다름없었습니다.

[문병형/수험생 학부모 : 마음이요? 뭐 떨리지 말고 자기가 공부한 대로 시험에 응시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시험 결과에 대해서는 이제 받아들이고 자기가 원하는 대학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 친구는 아예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하얀 방역복으로 무장했습니다. 코로나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데요. 아무래도 수능은 확진자도 응시가 가능하지만, 이어지는 논술, 면접은 그렇지 않기에 만반의 대비를 한 모양입니다.

[박백범/교육부 차관 (어제) : 면접이나 논술 또는 실기의 경우에는 대학에서 전국에 있는 자가격리 수험생을 다 모아서 하기가 어렵고, 또 자가격리자는 기본적으로 원래는 자기 권역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별도 격리고사장을 8개 권역으로 구분해서 우리가 마련한 걸 이미 안내를 했고요.]

서울에선 관악구에 사는 재수생이 수능 당일인 오늘 새벽 4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곧바로 서울의료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얼마나 놀랐을까요. 다행히 수능은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조치가 됐습니다. 경북 김천에서도 어젯밤 확진 판정을 받은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요. 대전에선 수능 감독관을 맡을 예정이던 교사 한 명이 확진되면서 해당 교사와 접촉한 다른 교사들까지 총 31명의 감독관을 긴급 교체했습니다.

올해 수능을 본 고3은 '월드컵둥이' 그러니까 2002년생입니다. 대한민국이 가장 뜨거웠던 해 태어났지만, 모든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세대로 통하는데요. 초등학교 1학년 때 신종플루, 중학교 1학년 때 메르스, 고등학교 3학년 때 코로나바이러스 등 중요한 시기마다 전염병이 유행한 겁니다. '비운의 02년생'이라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만약 수능까지 고난도라면 좀 가혹한 일입니다.

[민찬홍/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위원장 : 출제위원, 검토위원 전원이 코로나로 인해서 이번 재학생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요. 따라서 학생들이 이번 시험에서 특별히 어렵다는 인상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특별히 검토위원 선생님들, 검토진에서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문제들에 대해서 특별히 신경을 썼고, 그런 문제 수정하는 데요.]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작년보다 쉽게 기존에 익숙한 유형으로 출제했다는 설명입니다. 어차피 상대평가로 등급을 매기지만, 그래도 시험 치면서 소위 '멘붕' 오는 일은 없었지 않을까 싶고요. 특히 국어 영역은 '대체로 쉽다고 느꼈을 것'이란 평가가 많았는데요. 약간 다정회 연례행사가 된 감이 있는 반장들의 수능 문제 풀기, 오늘도 준비했습니다.

[따끈따끈한 국어영역 문제가 나왔습니다. 올해는 다음 주에 올 두 신입 반장에게 한번 풀어보도록 시켜보겠습니다. 선배~ 바쁘세요? 수능 한번 풀어보시죠. 시간은 10분 드리겠습니다. 총 2세트 10분 드리겠습니다. 선배 시간이 지났습니다. (벌써? 다 찍어야겠네) 주세요. (잠깐만 잠깐만 잠깐만 1문제만 더, 1문제…) 선배 이러시면 안 돼요… (고전문학이 많이 바뀌었네…너무 어려워…)]

두 신입 반장, 류 반장은 국문과, 박 반장은 사회학과 출신입니다. 전형적인 문과생이죠. 결과는 들어가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청와대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49만 수험생 사상 첫 코로나 수능…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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