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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호텔 개조 청년주택의 뜨거운 취재 현장이 씁쓸한 이유

입력 2020-12-02 09:40 수정 2020-12-0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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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호텔 개조 청년주택의 뜨거운 취재 현장이 씁쓸한 이유

'부동산'이 뜨겁습니다. 요즘은 어느 모임에 가든 누구를 만나든 부동산 이야기가 나옵니다.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 "집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졌다"라는 말을 지긋지긋하게 듣는 일상이 됐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내놓은 청년주택 '안암생활'의 취재 현장도 뜨겁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작은 관광호텔을 개조해 만든 곳에 취재진 40여 명이 모였습니다.
 


 
[취재설명서] 호텔 개조 청년주택의 뜨거운 취재 현장이 씁쓸한 이유

# 베일 벗은 '안암생활'

'안암생활'은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공대 근처에 있습니다. 대학교 근처라 주거 환경이 나쁘지 않습니다. 올해 초 공급된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청년주택 1호는 상업지구에 위치해 거주하기엔 좋지 않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안암생활'은 대학교 근처 원룸촌에 위치한 데다 신설동역 근처라 교통이 편리했습니다.

 
[취재설명서] 호텔 개조 청년주택의 뜨거운 취재 현장이 씁쓸한 이유

기자가 들어가 본 '안암생활'은 사람이 살지 않는 새 건물이었습니다. 이제 막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총 112실 규모인데, 방만 있는 다른 원룸이나 오피스텔과 달리 넓은 회의실과 공용 공간이 있는 게 특징이었습니다. 타인과 교류할 수 있는 공용 공간이 많다는 것이 확실한 장점이었습니다.

다만 방 안에 조리 시설이 없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대신 지하에 공용 부엌이 있지만, 방 안에 부엌이 있는 것보다는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설명서] 호텔 개조 청년주택의 뜨거운 취재 현장이 씁쓸한 이유

또 다른 장점은 월세입니다.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30만원 안팎으로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입니다. 관리비도 6만원 수준이라 청년층이 입주하기에 큰 부담이 없어 보였습니다.

이제 입주를 시작하는 단계라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전반적으로 좋은 조건의 주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이나 청년들이 잠시 거쳐 가기에는 괜찮은 공간처럼 보였습니다.

 
[취재설명서] 호텔 개조 청년주택의 뜨거운 취재 현장이 씁쓸한 이유

# 지속 가능한 물량일까

하지만 이런 수준의 청년주택이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올까. 의문이 생겼습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11월 30일 국회 현안질의에서 "호텔을 리모델링해서 청년들에게 굉장히 힘이 되는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며 "호텔 리모델링을 통해 1000가구 정도를 청년 1인 가구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보된 물량은 없다는 겁니다. LH는 앞으로 사업설명회를 통해 주택으로 개조할 비주거 시설 물량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사업비입니다. '안암생활'은 총 225억원의 사업비가 들었는데 총사업비 가운데 95%는 정부지원금으로 충당했습니다.

이 때문에 지속해서 많은 물량을 공급하는 게 쉽지 않을 거란 지적도 있습니다.

'안암생활'이 전시 행정에 그치지 않으려면 예산 부담을 줄이면서 물량을 확보하는 게 관건으로 보입니다.

 
[취재설명서] 호텔 개조 청년주택의 뜨거운 취재 현장이 씁쓸한 이유

# 결국은 '아파트' 공급이 문제

전문가들은 아파트 공급 같은 중장기적인 주택 마련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물론 청년층을 위한 청년주택도 필요한 공간입니다. 하지만 전세난을 풀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겁니다.

전세난의 본질은 2인 이상 가족 단위 가구가 살고 싶은 아파트가 부족하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결국 아파트 공급이 많아져야 하는데, 정부는 아파트를 짓는 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단기 대책을 내놓긴 어렵다고 난색을 표합니다.

2주전 나온 전세대책에서 빌라나 오피스텔 등이 대책에 많이 포함된 이유입니다.

언제쯤이면 사람들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부동산이란 '우환'이 사라질까요. 더는 부동산이 뜨거운 이슈가 아닌 날이 찾아오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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