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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만에 돌아온 김정은…청 "수술도 시술도 안 받아"

입력 2020-05-04 18:41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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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건강이상설'이 나돌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청와대는 줄곧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는데, 결과적으로 맞았고요. 수술이나 가벼운 시술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3일) 오전이죠. 북한군이 우리 군 중부전선에, GP에 4발의 총격을 가했습니다. 일단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의도적으로 도발했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신혜원 반장
발제에서 집중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연휴 끝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건강이상설까지 불거졌던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여 일 간의 두문불출 끝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꽃술을 든 군중들의 환호를 받으며 순천인 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 2일)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에 나오셨습니다. 김정은 동지께 최대의 영광을 드리며 폭풍 같은 '만세!' 환호를 터쳐올렸습니다.]

행사는 지난 1일, 보도는 지난 2일에 나왔습니다. 북한군 열병식 행사에서나 나오던 김 위원장 전용 '1호 입장곡'까지 배경음으로 깔고 전 세계에서 쏠린 관심을 잘 알고 있다는 듯, 아주 드라마틱한 등장씬을 선보였는데요. "나 멀쩡히 살아있다, 건재하다!"는 걸 대놓고 드러내려는 의도가 영상 곳곳에 담겼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건 '롱테이크'입니다. 과거 김 위원장 거동을 짧게 편집하거나, 사진으로 보도한 데 반해 이번 14분짜리 영상엔 김 위원장이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각종 동작을 롱테이크로 상세히 담았습니다. 합성이나 조작 의혹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가 되죠. 테이프를 자르기 직전, 다리를 미세하게 저는 듯도 했지만 거동이 부자연스럽다고 할 만한 장면은 전무했습니다.

줄담배를 피워물기도 했죠. 심혈관계 시술을 받았단 일부 보도를 의식한 듯 평소와 다름없이 담배를 문 채, 시종일관 여유 있는 표정을 보였습니다. 살짝 그을린 듯한 피부는 '원산 별장에서 피서라도 한 건가?' 싶은 생각까지 들게 합니다.

[조선중앙TV (지난 2일) :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 라고 뜨겁게 말씀하셨습니다.]

건강이상설, 거동불가설, 심지어는 위독설까지 각종 추측이 난무했지만, 청와대는 줄곧 "북한에 특이 동향은 없다. 확인했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외교, 통일, 국방부까지 관련부처 수장들 역시 "한국은 그만한 정보역량을 갖췄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었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의 대북정보력을 입증했단 평가가 나옵니다. 

[김연철/통일부 장관 (지난달 28일) : 특이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 라고 했습니다. 그 안에 다 포함이 돼 있습니다.]

[정경두/국방부 장관 (지난달 29일) : NSC 상임위에서 다 확인 과정을 거쳤습니다. 우리 정부의 입장을 확고하게 믿어 주십사하고 제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의혹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김 위원장 오른팔에 점처럼 보이는 이 검은색 자국을 문제 삼았는데요. 4월 11일 정치국 회의땐 이 자국이 없었다면서 의료전문가를 인용해 "스텐트 삽입 시 생기는 흔적과 흡사하다. 1주일 정도 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저도 전문가에게 한번 물어봤는데요. 저 점 자국은 혈관이 지나가는 위치가 아니기 때문에, 해부학적으로 스텐트를 넣을 수 없는 곳이란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청와대 역시 "김 위원장이 수술은 물론 가벼운 시술도 받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확실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대북 정보를 수집하는지, 이것도 궁금해집니다. 정보당국은 보통 인공위성이나 시긴트SIGNIT라 불리는 감청, 영상정보, 휴민트HUMINT라 불리는 인적정보, 마지막 공개정보 등 크게 네 갈래로 정보를 모으는데요.

먼저 인공위성 38노스가 공개한 원산역 열차 사진 같은 경우죠. 다만, 정부가 활용하는 상업위성은 해상도가 낮고, 군사위성을 운용하는 미국과 공조해서 정보를 얻습니다.

두 번째 시긴트, 정찰기를 통해 군사시설에서 보내는 무선 통신을 감청하거나 각종 영상 정보를 수집하는데요. 이번에도, 수뇌부에 이상 징후가 있다면 평양 통신량이 폭증하거나 해야 하는데, 그런 건 없었다라는 얘기입니다.

휴민트는 탈북자 네트워크나 북·중 접경지역, 또는 관계자들을 통해 정보를 얻는 건데, 외부 유출 시 북한에서 색출당할 위험이 커, 극비리에 다뤄집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서울 구로을 당선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대북사안만큼은 예컨대 휴민트라든지 여러 가지 정보라인을 갖추고 있어서 제가 청와대에 있을 때의 경험으로 보더라도 결코, 미국도 인정하는 그런 부분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번사안은 1급 중의 1급 정보라, 휴민트의 역할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단 분석이 조금 더 우세하고요. 마지막 공개정보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처럼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되는 정보입니다. 표면만 보는 게 아니라, 사진 한 장, 문장 하나에 담긴 의도를 분석해 정세를 읽는 것이죠.

문득 "모른다", 아니 "잘 안다", 아니 "잘 있길" 괜히 혼란만 키운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 등장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가 궁금합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일) : 아직 김정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적절한 시기에 그에 대해 할 말이 있을 거예요. (이번 주말 김정은과 대화할 것인가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트위터에는 "그가 건강히 돌아와서 기쁘다"며, 환영 인사도 한 줄 덧붙였습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웠는데 이렇게 싱겁게 정리하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습니다.

월요일 청와대 발제는 여기서 정리하고요. 들어가서 북한군 GP 총격 등 외교안보 소식을 이어서 더 다뤄보겠습니다. < 20일 만에 돌아온 김정은… 청와대 "수술도 시술도 안 받아" >

(화면출처 : 38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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