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적지만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겠다며 기부하는 사람들이 손편지에 가장 많이 남기는 말입니다. 모두가 잠든 새벽 컵라면과 누룽지, 마스크를 손수레에 직접 싣고 온 노인 한 분이 있는데요.
이 분 이야기를 정영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밤 중 손수레를 끈 남성이 걸어옵니다.
마스크를 썼고 한 손엔 지팡이도 들었습니다.
수레엔 상자가 가득 실려 있습니다.
힘겹게 도착한 곳은 부산 부평파출소입니다.
모두 잠든 새벽, 70대 노인이 기부하고 싶다며 찾아온 겁니다.
노인은 코로나 사태로 고생하는 경찰관들에게 물건을 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수레에 꽁꽁 묶어 끌고 온 건 컵라면 4상자와 두유 1상자, 누룽지와 사탕 2병이었습니다.
현금 50만 원이 든 봉투와 마스크 80장도 함께 건넸습니다.
한사코 거절했지만 노인은 빈 수레를 끌고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이 물품을 부산 중구청에 다시 기부하고 현금은 돌려주겠단 계획입니다.
착한 기부 행렬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한 지체장애인이 파출소 앞에 노란 봉투를 놓고 사라졌습니다.
봉투 안에는 마스크 11장과 사탕 손편지도 들었습니다.
너무 적어서 죄송하다는 글도 함께 남겼습니다.
나누면서도 부족해 미안하다는 사람들.
힘들고 지친 일상에서 희망을 선물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부산지방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