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고용지표입니다. 고용률은 역대 가장 높고 취업자 수도 석 달 연속 40만 명 넘게 늘었습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코로나19의 그림자도 드리워져 있습니다. 우선 취업자엔 들어가지만 쉬고 있는 일시휴직자가 30%나 늘었습니다. 시민들이 외출을 줄이면서 서비스업 일자리는 택배나 음식배달 정도만 늘었을 뿐 전반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식당이나 호텔 등의 취업자 증가 폭은 뚝 떨어졌고, 도·소매점의 취업자도 크게 줄었습니다.
송지혜 기자가 고용센터에 가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고용센터, 실업급여를 신청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식당에서 5년간 주방장으로 일한 30대 김모 씨는 지난달 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데, 코로나19가 직격탄이 됐습니다.
[30대 실업급여 신청자 : 2월 마지막 주 되니까 감당을 할 수가 없는 거예요. 주말 같은 경우는 매출이 150만~200만원 팔다가 갑자기 20만원, 30만원 팔고 그러니까…]
결국 주말 아르바이트생 2명에 이어 김씨도 가게를 나오게 됐습니다.
[30대 실업급여 신청자 : (사장님이 저 대신) 170만~180만원 받을 수 있는, 근무시간을 짧게 해서 사람을 구하겠다… ]
호텔 청소를 하는 50대 여성의 휴대전화 달력입니다.
최근 쉬는 날을 뜻하는 '휴'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외국인 손님이 90% 줄어서입니다.
[50대 호텔 청소 직원 : (예전엔) 한 달이면 거의 25일 정도는 일을 했어요. 지금은 일주일에 2번 정도밖에 못 해요. 저번달에 제가 월급 탄 게 120(만원)? 이달에는 더 깎이죠. 한 70~80(만원) 나오면 많이 나오겠네요.]
이처럼 코로나19가 확산된 영향으로 지난달 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증가 폭은 한 달 전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에 그쳤습니다.
일자리가 늘지 않은 건 건설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건설 현장에서 10년 넘게 일한 황명석 씨도 지난달 24일 공사를 마지막으로 일자리가 끊겼습니다.
[황명석/실업급여 신청자 : (보통은 공사) 끝나기 전에 바로 한 달 전에는 벌써 다른 데서 '오라. 언제 올 거냐' 하는데 지금은 그런 자체가 아예 없어요.]
여기에 공연과 스포츠 경기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관련 일자리도 증가 폭이 줄었습니다.
이러자 지난달 실업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은 1년 전보다 34% 늘었습니다.
2월 고용지표 조사는 코로나19가 크게 확산하기 전인 지난달 중순에 이뤄졌습니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우리 고용시장에 미친 충격은 3월 고용지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걸로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고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