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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코로나 포비아에 무너지는 지역경제…'시름' 넘어 '중증'

입력 2020-02-06 21:21 수정 2020-02-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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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내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가 나온 지 18일째입니다. 그동안 확진환자는 23명으로 늘었습니다. 수도권에서 호남으로 번졌고, 확진 전에 전국 이곳저곳을 다닌 경우도 많아 어디든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시민들은 현관문을 걸어 잠갔고 지역 경제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는 불투명합니다. 취재진이 곳곳을 살펴봤습니다.

우한에서 철수한 교민이 있는 아산, 복수의 환자가 다녀간 강릉의 관광지, 아직 환자가 나오지 않은 부산의 상황을 윤두열, 조승현, 구석찬 기자가 차례로 전합니다.

■ 관광지부터 전통시장까지 '썰렁'

[윤두열 기자]

새 학기를 앞두고 바빠야 할 학원이 텅 비었습니다.

[김주연/학원 운영 : 학원 전체를 소독·방역할 예정입니다.]

식당이 썰렁합니다.

단체 손님 예약 취소가 줄을 이었습니다.

보다 못한 공무원들은 구내 식당 문을 닫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김영환/아산시청 공무원 : 직원들도 가급적 이쪽에 와서 식사하려고…]

관광객들 발길도 끊겼습니다.

지난 주말 이곳 현충사를 비롯한 아산 지역 8개 관광지를 찾은 이들은 한 주 전 주말보다 75% 줄었습니다.

겨울이면 평일에도 꽤 많은 이들이 찾는 온양온천관광단지도 썰렁합니다.

숙소 예약은 절반가량 뚝 떨어졌습니다.

전통시장도 썰렁합니다.

물건을 사러 나온 사람보다 팔러 나온 사람이 더 많습니다.

[이인숙/상인 : 사람이 와야 장사를 하죠. 사람이 안 오니까 그냥 덮어놨어요.]

관광지부터 전통시장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아산과 진천 지역경제에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 확진자 다녀간 뒤…'얼어붙은' 강릉

[조승현 기자]

두 명의 중국인 확진자가 거쳐 간 강릉도 비상 상황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KTX를 타고 강릉에 다녀갔는데요.

그 뒤로 이곳 강릉역을 비롯해서 도시 전체에 사람의 발길이 줄었습니다.

최근 KTX 강릉선 이용객은 평소의 절반 수준입니다.

겨울 휴가철을 맞아 붐비던 전통시장은 종일 한산합니다.

길게 줄을 늘어선 모습은 사라졌습니다.

중국인 확진자가 다녀간 식당이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윤소영/시장 상인 : 손님은 거의 안 와요. 장사하는 사람들은 나뿐만 아니라 다 어려움이 있죠.]

확진자가 묵은 정동진의 숙박시설입니다.

나흘 동안 집중방역을 마치고 문을 열었습니다.

정동진 지역 전체가 사실상 텅 비었고 오죽헌 등 지역 명소도 방문객이 뚝 떨어졌습니다.

강릉의 상징, 경포 해변입니다.

아무리 겨울 비수기라고 하지만 스산할 정도로 썰렁한 모습입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길어질수록 지역 경제는 더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 부산도…컨테이너 쌓이고 꽃은 갈아엎어

[구석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부산도 비상입니다.

당장 이곳 부산신항은 중국으로 가야 할 컨테이너가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습니다.

이대로면 항만 운영이 마비될 수도 있습니다.

[선사 관계자 : 보내 봐야 운송도 안 되고 부산으로 다시 오는 거예요.]

줄어든 물동량은 항만 수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경남 화훼단지도 울상입니다.

졸업식 입학식 취소 사태로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공판장에 나가는 장미 특상품 1단, 그러니까 10송이입니다.

예년 같으면 8000원 이상 받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1500원 선입니다.

웬만한 커피 한 잔 값에도 못 미치는 겁니다.

원가도 못 건지자 꽃을 버립니다.

[강재희/화훼 농민 : 처자식 보고 있으면 눈물밖에 안 난다.]

해운대도 불황은 마찬가지입니다.

호텔들은 단체관광 예약 취소로 비상이고 전시장도 텅 비었습니다.

이달 예정된 국제행사와 전시회 수십 건도 개최가 불투명합니다.   

(영상취재 : 김영철·조선옥 / 영상디자인 : 신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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